"관료님들, 탁상공론은 그만합시다." 정부가 추진중인 동북아 금융 허브 추진 전략에 대해 현장의 금융기관장들이 쓴소리를 쏟아 냈다. 원칙적이고 선언적인 이상에만 집착하지 말고 단 하나라도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었다.27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21세기 금융비전 포럼'(의장 이규성 교수) 주최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 전략과 과제' 조찬 세미나가 열려 배순훈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장과 최명주 제도개혁 전문위원장이 주제 발표를 통해 정부의 동북아 금융 허브 로드맵을 설명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30명 안팎의 참석 금융기관장들이 정부의 금융 허브 구상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윤병철 한국FP협회장은 "자산운용업을 특화해 금융 허브로 가겠다고 하는데 설사 헤드쿼터가 국내에 들어와도 실제 운용은 글로벌 마켓에서 하기 때문에 허브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은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휠라의 아시아 헤드쿼터를 한국에 유치하려 했지만 세금 등의 문제로 홍콩에 빼앗겼다"며 "한국인이 대표적인 경영인으로 있는 회사의 헤드쿼터를 유치하는 것도 어려운 마당에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들어오길 바라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꼬집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중동 두바이의 경우 금융센터를 추진하면서 역내 기업에게는 모든 관계법들이 런던 시장과 똑같이 적용되도록 했다"며 "노동 관계 등 전반적인 기반 여건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외국인들이 들어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경부장관을 지낸 이규성 포럼 의장 역시 "원론적인 선언보다는 하나라도 성공적인 구체적 사례를 만들어야 금융 허브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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