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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 해외지점 순이익, 61개 국내 외국은행의 "20분의1"/국내은행은 "우물안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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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 해외지점 순이익, 61개 국내 외국은행의 "20분의1"/국내은행은 "우물안 개구리"

입력
200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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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국제화가 거꾸로 가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이익규모는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은행의 20분의1에 불과하며, 해외영업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구조조정과 합병을 통해 은행들의 초대형화가 이뤄졌지만, 국내시장의 얘기일 뿐 안팎을 견줘보면 '우물안 개구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61개 외국계 은행들은 지난해 3억8,00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낸 반면, 국내 은행들의 88개 해외영업점들이 벌어들인 순익은 고작 2,000만달러(5.3%)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져 외국계 은행 국내점포들은 1만달러 자산운용에서 59달러의 이익(총자산 이익률 0.59%)을 낸 반면, 국내 은행 해외점포들은 9달러(0.09%)에 그쳤다.

우리·제일·외환·산업은행 정도가 해외점포에서 제대로 이익을 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본전장사를 했거나 아예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진한 영업실적은 국내은행 해외점포들이 대부분 교포나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만 영업을 하기 때문. 현지 외국인 및 외국기업에 대한 대출비중은 고작 14%에 불과해 '현지화'와는 동떨어진 영업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점포에서 운용하는 자산은 1999년 323억 달러였지만 작년말엔 215억달러로 줄었다. 그나마 해외영업은 중국 동남아 등에만 집중(99년 31억달러→2003년 35억달러)되고 있을 뿐,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 영업은 갈수록 위축(99년 292억달러→2003년 180억달러)되는 상황이다.

전체 자산중 해외점포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99년 5.6%에서 지난해엔 2.6%로 뚝 떨어졌다. 미국은행들의 해외점포 자산비중은 10.8%이며, 일본은행들도 국내은행들의 2배에 가까운 5.4%의 자산을 해외점포에서 굴리고 있다. 해외점포수도 99년 109개에서 작년말엔 88개까지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의 국제화는 통상 초기단계, 국제화 단계, 다국적 단계, 글로벌 단계로 분류된다"며 "해외점포규모 자산비중 수익성 등을 놓고 볼 때 우리나라 은행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초기단계에 놓여 있는 상태다"고 평가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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