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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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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자세

입력
200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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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심리가 30일 최종변론만을 남기고 사실상 마무리됐다. 헌재는 최종변론 뒤 몇 차례 재판관 평의를 거쳐 다음달 중순 탄핵 여부에 관한 종국결정을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적 위상과 권한에 도전하는 온갖 폄훼를 의연하게 무릅쓴 헌재가 오로지 민주와 법치의 이상을 좇아 역사에 남을 훌륭한 결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여기서 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국민 모두의 올바른 자세를 일깨우고자 한다. 탄핵철회 논란은 잦아들었으나, 탄핵찬반 논쟁이 다시 거세질 것을 걱정해서다. 아직은 언론 광고나 기고에 머물고 있지만, 헌재 선고가 임박하면 자칫 거리에서 거친 구호가 난무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탄핵찬반 표현은 국민의 기본적 자유이자 권리다. 그러나 헌재의 탄핵심판권을 시비하고 심리절차에 참견하는 것은 거듭 지적했듯이 헌법질서를 해치는 반민주적 행태다. 나아가 헌재결정을 근거없이 예단하고 승복 여부를 논란하는 것은 헌정체제의 근본을 부인하는 것이다. 민주의식이 드높았던 때 국민적 합의로 부여한 헌재의 모든 권한은 일시적 다수결이나 여론보다 우월하다. 특히 파당적 이해를 좇는 정치에 대한 사법적 통제는 헌법의 사회통합 기능을 구현, 민주주의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조속한 결정을 바라는 정도를 넘어, 강퍅한 논리와 집단행동으로 헌재를 압박하는 행태는 누구든 삼가야 한다. 헌재는 심오한 이념과 철학에 바탕한 결정으로 민주주의와 법치 발전에 귀중한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믿는다. 이 기념비적 결정은 정치권과 우리 사회의 그릇된 정치행태와 정치의식을 낱낱이 지적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진정한 반성과 자각의 계기로 삼는다는 겸허한 자세를 모두가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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