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라크 나자프에서 미군과 과격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무장조직 '메흐디'가 격렬한 교전을 벌여 저항세력 43명이 사살되는 등 이라크 정국이 다시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워싱턴포스트는 26일 오후8시께(현지 시각) 미군이 철군 예정인 스페인군의 나자프 주둔지에 전진 배치하는 과정에서 시아파 저항세력이 공격, 한 시간 이상 중화기와 박격포 등을 동원한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교전은 나자프에서 쿠파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발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폴 브레머 최고행정관은 교전 직후 "성스러운 도시를 기도 장소로 회복하는 작전을 반드시 곧 시작할 것"이라고 대규모 진입 작전을 예고했다. AFP통신은 나자프 교전으로 저항 세력 43명이 숨졌다고 미군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알 사드르의 대변인은 "미군이 성스러운 도시에 들어오면 모든 무슬림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소 방어하라"고 호소했다.
팔루자에서도 휴전이 무색한 격렬한 공방이 이어졌다. 수니파 저항세력들은 미군을 유탄발사기 등으로 선제 공격했으며, 미군은 공격용 헬기와 전투기 등을 동원해 반격했다. 미군 당국은 미군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으며, 저항세력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팔루자 사태와 관련, "정치적 해결을 위해 약간의 시간을 더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그러나 무기 회수 등의 조치가 이른 시간 안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작전을 새롭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바그다드 북쪽 와지리아에서 화학무기 제조 또는 저장시설로 의심되는 공장이 폭발, 수색 중이던 미군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또 북부 키르쿠크와 남부 쿠파에서도 크고 작은 전투가 벌어지는 등 연합군과 저항세력의 충돌이 다시 전국적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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