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뿜다 못해 대폭발한 반달곰의 방망이가 독수리 둥지를 박살냈다.두산은 2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04프로야구에서 3회 10점(8안타)을 뽑아내는 폭발적인 화력으로 25일 현대전에서 자신이 올린 올 시즌 한 이닝 팀 최다 득점(9점)을 갈아치우며 한화 마운드를 유린했다. 특히 3회 2사 이후 올 시즌 최고인 7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1등 공신은 단연 1번 타자 전상열(32)이었다. 전상열은 1회 중견수 앞 안타에 이어 도루까지 성공시켜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3회에도 2루타와 3루타를 터뜨리는 등 홈런만 빠진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전상열은 정수근(롯데)의 빈자리를 확실히 메우며 프로데뷔 14년 만에 무명의 설움을 딛고 팀의 대들보로 우뚝 섰다.
3회 두산의 공격은 기록 경신의 연속이었다. 1사에서 전상열이 한화 선발 송창식을 맞아 2루타로 포문을 열고 안경현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사이 더블스틸로 3루를 훔치자 홍성흔의 안타가 터졌다.
3회 다시 타석에 들어선 전상열은 한화 두 번째 투수 오봉옥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파울을 4개나 뽑아낸 뒤 8구째를 받아 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신바람이 난 다음 타자 최경환은 2점짜리 아치까지 그렸다.
이날 두산은 3회에만 7연속 안타를 비롯해 8안타 10득점 10타점 14루타를 기록해 모든 부문에서 올 시즌 최초라는 명예를 안았다.
삭발투혼을 벌이고 있는 토종 선발 박명환(27)의 투구도 빼어났다.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해 2승째를 챙겼다. 22일 LG전에서 삼진10개를 뽑아 무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한데 이어 13이닝째 무실점 행진.
잠실에선 LG가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곁들이며 1실점한 'SK 킬러' 장문석의 호투와 김재현, 알 마틴의 활약으로 SK를 3―1로 눌렀다. 장문석은 2001년 5월27일 이후 SK전 10연승을 기록했다. 사직구장 삼성―롯데전은 비로 연기됐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