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 간부들이 교육부총리의 며느리를 서울대 직원으로 취직시키기 위해 서울대 본부에 수 차례 청탁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서울대는 첫번째 시도에서 채용에 실패한 뒤 직원을 다시 뽑는다는 사실을 교육부를 통해 부총리 며느리에게 연락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27일 서울대에 따르면 안병영 부총리의 며느리 남모(29)씨는 지난달초 서울대 홈페이지에 공고된 홍보실 계약직 직원 채용에 지원했다. 남씨가 응시한 후 교육부 A국장과 서울대 기획담당관을 지낸 교육부 B과장 등은 서울대 홍보실에 전화를 걸어 남씨의 채용을 부탁했다. 또 서울대 C과장은 A국장의 부탁을 받고 홍보실을 직접 찾아가 남씨를 뽑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대 홍보실은 마땅한 자격요건을 갖춘 응시자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직원 채용계획을 취소, 남씨의 채용은 무산됐다.
이후 서울대는 본부 계약직 직원 10명 정도를 추가 모집한다는 사실을 교육부를 통해 남씨에게 알렸고, 남씨는 이달초 서울대 대외협력본부 계약직 직원 채용에 다시 지원했다. 남씨는 유력 후보자로 올라 최종 계약을 앞둔 상태였으나 본보가 사실을 확인하자 26일 서울대와 남씨는 계약을 포기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남씨의 채용 절차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이번 채용은 없던 일로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최근 교육부측에 전달했다"며 "남씨가 부총리의 며느리인지는 처음에는 몰랐고 두번째 직원 채용 과정에서 신원확인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 A국장은 "안 부총리가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1990년대 중반 비서실에 근무한 관계로 남씨의 남편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며 "부인이 대학 홍보실에서 근무하고 싶어한다는 안 부총리 아들의 부탁을 받고 청탁전화를 했으나 부총리의 며느리라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으며 부총리 본인도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서울대측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연락을 해 남씨 본인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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