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대 히트 상품이었던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의 진화가 눈부시다. 상품 구조에 따라 지수 하락에도 수익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주가가 고점에 있는 상황에서는 지난해처럼 폭발적인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KOSPI200 지수에 연동되던 기존 ELD 상품의 단순한 구조를 탈피해 금리, 환율, 해외 지수 등 다양한 연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중순 삼성전자, 포스코,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 우량 종목들의 개별 주가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ELD 상품을 처음 선보였다. 개별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종목의 가격 상승률에 연동해 만기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다. 특히 가격상승률이 주가지수(KOSPI200) 상승률보다 낮을 경우에는 주가지수 상승률에 연동하도록 해 최악의 경우에도 기존 ELD 상품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게 했다. "최근 주가 상승이 삼성전자 등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대형 우량주에 의해 견인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이 외환은행측 설명이다. 3회차까지 500억원 어치가 팔려 나갔다.
신한은행은 국내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른 일본의 주가 지수에 연동하는 ELD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연동상품'은 1년 만기로 닛케이225 지수가 10% 이상 오를 경우 연 8%의 금리를 보장한다. 27일까지 700억원 어치 이상이 판매됐다. 이에 앞서 씨티은행은 3월부터 미국 다우존스와 일본 닛케이225 지수연동상품을 선보여 1회차의 경우 900억원 어치 이상을 판매하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다.
환율연동예금의 경우 외환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외환은행이 적극 판매에 나서고 있다. '베스트초이스 환율연동 정기예금'은 원·달러 환율 뿐 아니라 원·엔 환율에도 연동되는 상품이 회차별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5회차 상품이 판매됐다. 만기 환율과 기준 환율의 차이에 따라 최고 7.0%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물론 연동되는 기준 지수에 따라 위험성도 뒤따른다. 최근 신한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대상으로 한정 판매하려던 '복합지수연동예금'이 대표적인 경우다. 주가지수 대신 국내 환율인 원·달러 환율과 국제 대표 금리인 미 달러화 6개월 리보 금리에 복합적으로 연동되도록 설계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하이면서 동시에 리보 금리가 2.60% 이하이면 연 7%를 적용하되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0%의 금리가 적용되도록 했다. 하지만 PB 고객들이 리보 금리에 불안을 느껴 가입을 주저하면서 판매 당일 상품을 철수해야 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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