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용천역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운동본부'는 27일 운동본부 발족 및 대북지원 호소 기자회견을 갖고 범국민 성금모금을 벌일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운동본부에 참가할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27일부터 7월23일까지 3개월 동안 모금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운동본부는 27일 구호품을 북측에 전달할 인도요원 5명을 중국 단둥(丹東)으로 파견키로 했으며, 이들은 각 단체들이 갹출키로 한 3억원으로 중국 현지에서 구호품을 구입해 북측에 전달한다.민주노총과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9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우리겨레 하나되기 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이는 '북녘 용천에 새 희망'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리역 폭발사고로 엄청난 피해를 경험했던 전북 익산시도 각 기관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익산시민운동본부를 발족, 구호대열에 동참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등 6개 의료단체는 의사와 간호사 각 40여명과 약사, 응급구조사 등으로 구성되는 '범 보건의료계 용천의료지원단'을 구성해 28일 북한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이미 긴급구호 모금센터를 설치한데 이어, 불교와 천주교 종단에서도 구체적인 모금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교내에 모금함을 설치해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자유총연맹도 이례적으로 모금운동에 나섰다. 또 국내 마라톤의 산증인인 서윤복 함기용 황영조씨 등도 육상 관계자를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재외동포들도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 피해자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회장 최병근)는 24일(현지시각) 용천 참사 구호를 위한 긴급 회의를 소집, 미주 전역 196개 한인회별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각 한인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최 회장은 "북한 동포도 우리 동포인데 불의의 참사를 당한 북한 동포들이 하루 빨리 사고를 수습하고 일어설 수 있도록 모금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재미동포가 북한주민을 도우려고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단장 김재숙)은 26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을 결정했다. 민단 관계자는 "모금 방법과 전달 방식 등 구체적인 절차는 각 지역 회장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며 "민단이 북한 동포들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는 것은 처음으로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와의 연계 모금운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중국한국인회(회장 이훈복)는 "용천과 가까운 지역인 단둥(丹東)한국인회(회장 오인수)는 이미 동포와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한국인회 지회 전체가 참여하는 모금운동을 전개해 피해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질랜드한인회 강완지 회장은 "26일 오전 한인회 이사회가 열리는데, 이 회의에서 모금운동 방법 등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한중인 필리핀한인회 장재중 회장은 "필리핀에 연락해 모금운동을 시작하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연합
■탈북자·실향민도 모금운동 한마음
실향민과 탈북자들도 폭발 참사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평북 용천의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고 나섰다. 특히 용천 출신 실향민과 탈북자들은 중국 등을 통해 용천에 살고 있던 혈육들의 생사 여부를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4,100여명의 탈북자로 구성된 숭의동지회는 26일 오전 회의를 열어 회원들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숭의동지회는 또 용천 출신 탈북자 6∼7명으로부터 용천에 관한 정보를 파악, 언론을 통해 성금모금에 참여하는 국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실향민들의 대표기구인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도민중앙연합회의는 이날 오전 12인 위원회를 열어 성금모금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긴급구호 및 북한동포 돕기 위원회'를 구성해 구호 활동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29일 열릴 긴급회의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다. 평북도청은 강영훈 전 총리를 모금위원장으로 하는 자체 모금운동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한편 실향민과 탈북자들은 혈육들의 생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 단둥 등지로 대표자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북5도위원회 산하 2세 청년연합회 이장훈(43) 공동의장은 "정부 차원의 희생자 명단 등 실태 파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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