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어제부터 의원 당선자들을 상대로 연찬회를 시작한 데 이어 한나라당도 주중 연찬회를 갖는다. 총선의 민의가 가져다 준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 뜻에 맞게 해석하고, 이를 위해 나아갈 방향과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경우는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적 논쟁 끝에 갖게 된 선거결과가 우선 그렇다. 또 정치 지도층의 세대교체, 수십년의 권위주의적 가치의 변전 등도 선거를 통해 겪고 있다. 권력을 담당할 정치권이 반추하고 정리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다.먼저 각 당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대답을 진지하게 시도해야 할 것이다. 개혁과 진보, 보수 등 이념적 가치들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단순히 논쟁으로 머물 수가 없게 돼 있다. 민주노동당이 제3당을 차지한 새 국회에서는 논쟁수준을 탈피하는 진보, 개혁이 담보되는 보수가 실제로 나와야 한다. 자기 정체성을 무엇으로 규정하든, 실천의지와 책임의식으로 거듭나는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정쟁을 위한 정쟁을 누가 먼저 버리는지, 진정한 정책경쟁을 도모하는 정당이 어느 쪽인지를 국민은 주시할 것이다. 특히 명실상부한 집권당의 지위를 가진 열린우리당이 어떤 노선과 지향점을 밝힐지가 관심이다. 진보와 보수가 혼재된 채 막연한 개혁노선으로 지지층을 끌고 가려는 자세는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국리민복의 집권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면 한나라당은 보수의 재건을 약속하고 증명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를 위해 어떤 경쟁을 벌일 것인가를 여야는 고민하고 다짐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