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과격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농성 중인 시아파의 성지 나자프에 대한 미군의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25일 나자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면서 성소를 제외한 지역에 대한 제한적 진입작전을 단행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은 이날 알 사드르의 무장 세력인 '메흐디'를 비롯한 나자프의 저항세력이 사원과 예배당, 학교 등에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며 "폭발성을 지닌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도 "나자프에 진입하되 시내 중심의 민감한 성소 대신 신시가지 지역에만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실제로 26일 나자프 도심의 사원 지역에서 6㎞ 떨어진 스페인군 주둔 지역에 2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이라크 특사는 미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도시에 탱크를 몰고 가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미군과 수니파 저항세력의 산발적 교전 속에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는 팔루자에선 미군이 27일부터 이라크 보안군 및 경찰과 합동 순찰에 나선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백악관이 지난 주말 정치적 방식으로 팔루자의 통제권을 되찾는 방안을 꾀하기로 정했다"며 "합동순찰을 통해 공격을 받을 때만 대응하는 등 시간을 끌면서 팔루자의 부족 지도자들이 평화 중재를 이끌어 낼 마지막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팔루자의 부족 지도자들은 유엔의 중재와 개입을 적극 호소했다. 팔루자의 시 위원회 대변인은 25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군과 저항세력 간 중재를 요청했다"며 팔루자 상황에 대한 독립적 국제 조사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영국과 호주는 병력 증파를 검토하고 있다고 양국 언론이 보도했다. 걸프협력협의회(GCC) 회원국들도 유엔 안보리가 파병에 필요한 결의를 하는 대로 2만 병력을 파병할 용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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