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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비아 경제제재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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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비아 경제제재 완화

입력
2004.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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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3일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 데 대한 외교적 조치의 일환으로 리비아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트리폴리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1986년 제재를 단행한 지 18년 만에 완화됐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스콧 멕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19일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 포기 조치로 미국과 세계가 더욱 안전해졌다"며 "리비아는 그 같은 조치를 통해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토록 촉구하도록 하는 모범적인 선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리비아 석유 수입 및 생산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되는 등 미국과 리비아간 경제교류와 무역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북한에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리비아의 선례를 따를 것을 더욱 강도 높게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국영석유회사(NOC)는 이날 제재해제 조치 후 처음으로 약 20년 만에 5월 선적분 대미 원유수출 물량에 대한 수출승인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압둘라 제블라위 NOC 해외수출담당 이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한 메이저 석유회사와 100만 배럴의 원유 수출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요청이 있을 경우 수출 물량을 200만 배럴까지 신축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원유 생산은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 등의 영향으로 지난 30년 동안 절반 가량 급감했으며 리비아 관리들은 미국 석유회사들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을 희망해왔다.

1980년대 리비아 내 자산을 포기한 채 철수했던 옥시덴탈석유, 아메라다 헤스, 마라톤 오일, 코노코 등 석유회사들은 이날 성명을 즉각 환영했다.

성명은 "미국은 리비아에 대한 교역과 투자, 경제개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고 리비아의 세계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리비아의 외교적 노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미 국무부는 리비아와의 외교적 협의를 위해 의회의 비준을 받아 트리폴리에 미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혀 1981년 이후 단절된 양국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향한 물꼬를 열었다.

미국은 그러나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지는 않았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미국과 리비아간 직항로 개설 및 제3국과의 항공코드 공유 등도 아직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 내 리비아 정부재산 동결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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