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청년 취업난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실업률은 3.8%로 전체 실업자 수는 87만9,000명에 이른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8.8%나 되고 15∼29세의 청년 실업자 수는 43만5,000명에 달한다. 전체 실업자 2명중 한명은 청년 실업자인 셈이다. 이처럼 취업난이 가중되자 아예 구직을 단념하고 창업으로 돌파구를 찾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자금도 달리고 경험도 부족한 청년들이 창업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다. FC창업코리아의 강병오 대표는 "청년창업의 급속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매우 저조한 편"이라며 "사전에 아르바이트 등으로 경험을 쌓고 확신이 섰을 때 창업을 결정하는 것이 실패의 위험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년창업 성공사례들을 통해 성공전략을 살펴본다.
■1,000만원 정도면 창업 가능/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 김종후씨
1995년 제대 후 수십 차례 입사원서를 냈으나 모두 쓴 잔을 마신 김종후(29·사진)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광진구에서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 가맹점을 시작했다.
작은 점포나 사무실, 전문매장 등의 향기를 관리하고 향기관련 제품 등을 판매하는 향기 관리업은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창업 아이템. 사용목적과 장소에 적합한 천연향기를 선별·판매한 뒤 자동향기 분사기를 관리하면 된다.
김씨가 이 업종을 선택한 것은 1,000만원 정도로 창업이 가능한 데다가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현재 거래처는 유치원, 미용실, 고급 의류점, 예식장, 카페 및 레스토랑, 빌딩 화장실, 병원 등이다. 특히 대형 거래처는 한 번 뚫으면 자동향기 분사기가 보통 100개 이상 들어가고 일단 한 번 사용하면 최소 1년까진 매월 재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주요 공략 대상이다.
김씨는 현재 300여 군데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 월 순익 300만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매월 자동향기분사기에 갈아 끼워주는 천연향 캔은 2만원이고 주로 미용실이나 카페에서 인기가 높은 향기주머니(향낭)은 개당 3,000원이다. 김씨는 "영업은 주로 오후에 하고 오전에는 공인중개사 공부도 한다"며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관공서에서도 수요늘어/생활영상편집업 "뷰메이트" 한석철씨
생활영상 편집업 '뷰메이트' 경기 성남점을 운영하는 한석철(28·사진)씨는 2002년 지방대를 졸업한 뒤 수십번 원서를 냈지만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었다.
1년 전 창업으로 눈을 돌리다가 생활영상 편집업을 시작하게 됐다. 생활영상 편집업은 컴퓨터 영상이 생활과 밀접해지면서 주목받는 신종 사업. 디지털 캠코더로 찍고, 상업 영상처럼 화려하게 편집을 해준다. 또 각종 자막과 타이틀을 삽입하고 비디오 테이프, 영상CD 등 다양한 매체로 변환하는 것도 작업도 한다. 가정 및 개인뿐 아니라 기업, 관공서에서도 점점 수요가 늘고 있다.
한씨는 디지털 캠코더와 컴퓨터만 가지고 시작했다. 초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주변 아파트를 돌며 전단지를 뿌리고, 결혼식장, 뷔페 식당 등의 대형 연회장에 제작 샘플을 나눠주며 제품 서비스를 소개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홍보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성남의 한 뷔페 연회장과 전속 계약도 맺었다. 전속 계약으로 고정 주문 건수는 1주일에 2∼3건에 달한다. 주문을 받으면 현장에 나가 촬영한 후 행사성격에 맞게 편집해 준다. 영상을 비디오테이프와 DVD에 녹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8시간이고, 건당 요금은 25만∼30만원 선이다. 창업비용은 총 1,600만원. 반면 월 평균 순수익은 300만원 선이다.
■半가공재료… 주방장 필요없어/일본식 도시락 배달전문점 "홈벤토" 장용준씨
경기 고양시 화정동에서 일본식 도시락 배달전문점 '홈벤토'를 경영하는 장용준(29·사진)씨는 작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낙지수제비 전문점에서 식당 일을 8개월간 배운 뒤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자 2003년 말 배달전문점을 창업했다.
홈벤토는 돈가스, 초밥, 우동 등의 일식 도시락을 사무실이나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사업이다. 본사에서 사전 조리 시스템에 의해 반 가공된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주방장이 필요 없다. 현재 장씨의 점포는 12평 규모이고 낮에는 상점이나 오피스텔에서, 저녁에는 아파트 등 일반 가정집 주문이 많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장씨가 말하는 성공포인트는 대 고객 맞춤서비스. 배달 시 고객들에게 설문지를 배포하고 우동 면발을 덜 불게 하기 위해 국물을 따로 가져가서 부어준다든지, 작은 우동 그릇을 만들어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창업비용은 점포 임대보증금 및 권리금 4,000만원을 포함, 총 7,000만원 정도가 들었고 월 평균 매출은 1,200만원선이다. 인건비 250만원, 재료비 300만원, 임대료 60만원, 공과금 및 기타잡비 100만원을 제하면 순이익은 500만원 정도라는 게 장씨의 귀띔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청년창업 성공전략 10계명
1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밀한 사전준비를 하라
2 단계적 사업 계획을 세워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려라
3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잘 알고 있고 자신 있는 업종을 골라라
4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선택하라
5 창업비용이 너무 큰 업종은 피하라
6 아이디어와 체력, 그리고 컴퓨터 지식 등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라
7 관련업계에서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먼저 경험을 쌓아라
8 대출을 받았을 경우 자금상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라
9 영업점을 아지트로 삼는 마니아 집단을 만들어 지원하라
10 젊어서 하는 고생을 밑천 삼아 미래에 큰 사업가로 성장할 꿈을 가져라
자료 : (주)FC창업코리아(www.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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