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보게, 젊은이도 무릎이 쑤시는가?"/류머티스 관절염 20~50대서 많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보게, 젊은이도 무릎이 쑤시는가?"/류머티스 관절염 20~50대서 많아

입력
2004.04.26 00:00
0 0

#키 173㎝, 체중 75㎏인 직장인 이모(43)씨는 몇 개월 전부터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무릎에 큰 통증을 느꼈다. 운동 부족이 원인이라고 생각해 큰 맘 먹고 시간이 날 때마다 동네 뒷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1개월 산행을 하니 체중도 1㎏ 정도 줄고 체력도 좋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으나 무릎은 더 아프고 심지어 붓기까지 했다. 이씨는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노모를 보며 '설마, 나도 벌써?'하는 찜찜함에 밤잠을 설친다.#주부 김모(41)씨는 얼마 전 무릎 관절이 부어올라 고통스러워 하는 아들(14)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가 류머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어린 아들이 나이든 사람이나 앓는 줄 알았던 관절염에 걸렸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다행히 일찍 치료를 받아 증세가 많이 호전됐지만 조금만 늦었으면 자칫 장애가 될 수도 있었다는 의사의 말을 생각하면 지금도 진땀이 흐른다.

'제3회 관절염의 날 걷기대회'가 25일 서울 보라매공원을 비롯해 부산 어린이대공원,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수백명의 관절염환자와 일반인, 의사들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관절염 환자들은 전문의들의 조언을 듣고 올바로 걷는 방법 등도 익혔다.

대회를 주최한 대한정형외과학회 인주철(경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회장은 "우리 나라 인구의 10%가 관절염을 앓고 있는데 최근 10∼40대에서도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젊은이에게도 발병

관절염은 잘 낫지도 않을 뿐더러 오랫동안 사람들을 괴롭히는 고질병이다. 비가 올 때나 궂은 날이면 더욱 심해진다.

적잖은 사람들은 관절염을 노인병으로 알고 있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의 노화로 인해 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연골)가 닳거나 손상되면서 생긴다. '완충장치'가 없어진 뼈가 부딪칠 때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생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엉덩이 관절 등 체중이 실리는 관절에 통증이 오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증상이 심해진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인체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겨 관절을 적으로 간주한 백혈구들이 신체 조직을 파괴하면서 발병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노인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과 달리 류머티스 관절염은 20∼50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남자보다 여자에게 발병할 확률이 3∼4배 높다.

손가락, 손목 등 온몸의 관절이 아프고 부으며, 아침에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발병한 지 5년 이내에 직장 생활은 물론 일상 생활을 하기에도 어려워진다. 조은병원 김한철 정형외과 과장은 "특히 발병 2년 이내에 대다수 환자들이 뼈가 손상되기 시작하므로 발병 초기부터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벼운 운동이 좋아

관절염이 생기면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관절을 너무 많이 써서 발병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운동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 주위의 뼈와 연골이 약해져 관절염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적절한 운동은 혈중 엔도르핀 등을 늘려 관절의 통증을 없애주고 관절이 뻣뻣해지거나 굳어지는 것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전신의 무력증이나 지구력 저하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아픈 관절 자체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전신 운동이 좋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할 수 있는 전신운동으로는 수영, 가볍게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태극권 등이 있다. 하지만 에어로빅,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등 관절에 부담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의 종류나 운동량 등은 환자마다 다르지만, 운동하고 난 뒤 통증이 느껴지지 않거나 통증이 생겨도 30분 이내에 사라지는 정도의 운동이 적절하다. 관절염은 하루 이틀 사이에 낫지 않기에 올바른 식사요법과 운동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문영완 교수, 강남성모병원 류머티스내과 이상헌 한양대병원 배상철 교수>

● 관절염 악화 예방 수칙

1. 나쁜 자세를 고친다 나쁜 자세는 관절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쉽게 피로가 오고 통증이 심해진다. 나쁜 자세가 계속되면 관절 연결 조직이 늘어나거나 관절 변형을 초래하게 된다.

2. 고정된 자세를 피한다 한 자세로 오래 있게 되면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뻣뻣해진다. 어떠한 자세를 취하더라도 한 두 시간마다 일어나 몇 분간 걷거나 간단한 체조를 하는 습관을 기른다.

3. 물건을 움직일 때는 가장 큰 관절과 근육을 이용한다 작은 물건이더라도 들어올릴 때 허리만 숙여서 드는 것보다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물건을 들어올리는 것이 관절에 무리를 덜 준다.

4. 장시간, 몰아서 하는 운동은 'No' 쉬지 않고 오랫동안 걷는 것보다는 운동 중간에 의자에 앉아 쉬어가며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근력과 관절의 운동성을 유지한다 아프더라도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운동 범위 내에서 움직여 주는 것이 관절이 굳거나 근육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6. 관절 보조기구를 적극 활용한다 빨래를 옮길 때는 바구니보다 바퀴 달린 밀차가, 손이 닿지 않는 선반의 물건을 꺼낼 때는 의자를 받치고 꺼내는 것이 관절보호에 좋다. <도움말=인천힘찬병원 정형외과 이수찬 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