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금 이곳에선/암초 많은 "송도 신도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금 이곳에선/암초 많은 "송도 신도시"

입력
2004.04.26 00:00
0 0

서울에서 인천방향으로 제2경인고속도로가 끝나는 인천항에서 좌회전, 10여분 달리면 오른편에 드넓은 매립현장이 펼쳐진다. 이 곳은 지난해 8월초 국내 첫 경제특구로 지정된 송도신도시(1,611만평). 이중 여의도(약 90만평) 면적 6배에 육박하는 535만여평은 매립이 완료됐거나 공사중이다. 시원스럽게 뚫린 해안도로를 덤프트럭과 레미콘차량들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포크레인과 굴삭기는 굉음을 내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지난해 3월 분양을 시작한 풍림, 금호 등 아파트단지(5,700가구)는 4, 5층까지 건물이 올라가 있다. 1㎞가량 비포장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들어가면 송도테크노파크(13만평)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앙에 위치한 5층 규모의 회색빛 테크노파크 건물과 시험생산공장은 이미 완공돼 13개 중소업체가 입주해 있다. 바로 옆에는 6월 준공을 앞둔 21층의 최첨단 벤처빌딩이 위용을 뽐낸다. 주변에는 생물자원연구소, 한국의과학연구소 등 각종 연구소 공사도 한창이다. 맞은편 첨단바이오단지에는 한·미 합작 제약회사인 (주)셀트리온이 투자한 의약품생산 시설 및 연구소 신축 공사가 진행중이다. 인근에는 20여기가 넘는 타워크레인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대역사의 현장임을 실감케 한다.

'첨단지식산업의 요람' 송도신도시

인천 송도신도시가 동북아의 최첨단 산업도시를 향해 힘찬 비행을 시작했다. 인천 송도·영종·청라지구 등 3곳은 지난해 8월5일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경제특구)으로 지정된 지역. 이중 국제 비즈니스 및 첨단산업중심지로 개발되는 송도신도시는 항만과 공항을 연결하는 트라이포트(Tri-Port)의 거점 지역으로, 경제특구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송도지구(연수구 동춘동)는 인천앞바다를 매립해 만들고 있는 송도 정보화신도시 등 총 1,611만평 규모. 현재 매립됐거나 매립중인 535만평(6개공구) 이외 지역은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매립에 착수한다. 이중 2·4공구 176만평은 2001년, 1공구 130만평은 작년 3월 각각 매립공사를 완료했다. 3공구 37만평은 매립중이며 5·7공구 198만평은 오는 6월 매립에 들어간다.

송도지구의 핵심은 2·4공구(80만평)에 조성될 지식정보산업단지. 이 곳에는 32개 각종 벤처업체를 비롯, 전자정보기기와 소프트웨어, 생물, 신소재 등의 각종 연구개발기관, 인천대·인하대 등 대학연구센터 등이 입주할 테크노파크가 들어선다. 또 첨단바이오단지(10만평)에는 바이오 신약생산시설 및 연구개발센터 등이 자리한다.

1·3공구 (167만평)에 외자유치를 통해 건립될 국제비즈니스센터도 자랑거리. 미국 게일사와 국내 포스코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127억달러를 투입, 올 하반기부터 2013년까지 국제무역센터(60층), 특급호텔 4동, 백화점 및 쇼핑몰, 골프장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또 풍부한 녹지공간을 갖춘 아파트 7,900가구가 지어지고, 생태·습지·호수공원 등이 곳곳에 들어서 환경친화적 도시로 꾸며진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손해근 도시기반국장은 "송도개발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태평양 본부와 첨단정보기술 관련 해외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성패를 좌우할 외자유치는 제로

외국자본의 유치는 송도 등 경제특구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최대 변수. 그러나 인천 경제특구는 지정된 지 8개월이 넘도록 외자를 한 건도 끌어들이지 못해 개발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작년 10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홍콩과 프랑스 등 해외 3, 4곳을 돌며 외자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실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대 채훈(무역학과)교수는 "외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북핵문제와 노사간 극한 대립, 그리고 교육·의료시설 등 외국인들을 위한 생활환경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천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송도 등 경제특구 3곳에 투입될 200조원중 7.3%인 14조원 정도만 정부나 인천시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외자로 충당키로 했으나 사실상 실현이 힘들어 사업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등도 거세게 반발

갯벌매립 등에 따른 환경파괴 논란도 골칫거리. 인천시는 송도신도시 개발을 위해 내년부터 10년간 연차적으로 500만평 이상의 공유수면 매립에 착수할 방침. 그러나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해양생태계 훼손 등을 이유로 경제특구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날로 악화되는 인천앞바다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송도신도시 개발은 전면 철회되어야 한다"며 "갯벌매립을 강행할 경우 대대적 반대운동 등 실력행사도 불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 의료기관 및 외국 학교유치도 쉽지 않을 전망. 외국 병원의 경우 외국인은 물론 국내 환자의 진료를 원하고 있으나, 정부는 국내 의료계의 반발 등을 우려해 병원 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초·중·고교 등 외국 학교 유치도 교육개방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국내 교육계의 저항과 맞물려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밖에 경제특구에서는 외국기업들이 장애인 의무 고용 조항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무급휴일 등이 적용되고 있어 노동계와 적지않은 마찰을 빚고 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지식산업 위주로 경제틀 바꾸기 꿈꿔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은 시민들의 생활과 지역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인천에서 경제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3곳. 인천 앞바다를 매립한 연수구 동춘동 송도지구(1,611만평)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지구(4,184만평), 그리고 서구 경서동 일대 옛 동아매립지인 청라지구(541만평) 등이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지역경기의 활성화와 고용창출. 전문가들은 "경제특구가 개발되면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이 활성화하면서 고용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인천이 국내 산업구조를 제조업에서 지식 및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바꾸어 나가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 이 같은 개발효과를 수치적으로 환산하면 대략 얼마일까.

인천발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인천 경제특구의 파급효과 분석'을 보면 경제특구 3곳의 2단계 사업이 모두 끝나는 2020년에는 생산유발효과가 3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180조원)의 2배 가량 되는 엄청난 규모다. 또 부가가치 효과는 140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무려 연 5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인천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이들 3곳 경제특구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200조원이 넘고, 개발이 가져올 생산·고용 유발 효과로 인천은 물론 수도권의 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청난 개발비용 등을 충당할 세부적 대안이 없을 경우 부작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들 3곳에서 향후 10년동안 늘어날 인구가 50만명을 휠씬 넘을 것으로 보여 인천의 도시 과밀화를 더욱 부추기고, 이에 따른 교통이나 환경문제를 유발, 시민 삶의 질을 저하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경제특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산배정이나 행정서비스에서 차별을 받는 다른 인천지역 주민의 불만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