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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 의학전문기자의 여자는 왜?]<48> 임신 합병증이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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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주 의학전문기자의 여자는 왜?]<48> 임신 합병증이 위험한가

입력
2004.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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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자궁과 유방크기만 늘리는 게 아니다. 다양한 생리학적 해부학적 생화학적 변화를 겪으면서 임신부는 맥박도 빨라지고 혈압도 올라간다. 태반과 양수가 생기고 혈액량도 많아진다. 이런 갑작스런 변화는 때때로 산모건강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치명적인 합병증을 겪게 하고,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2001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모성사망비(여성이 가임기간동안 임신이나 분만과 관련해 사망할 위험을 나타내는 통계: 출생아 10만명당 산모 사망자수)는 18명이었다. 중국 태국 필리핀 같은 개도국보다는 훨씬 낮은 수치로 일본(18) 독일(22)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캐나다(6) 싱가포르(10) 미국(12) 프랑스(15)에 비하면 아직도 높은 수치이다. 삼성제일병원 산부인과 최준식교수는 "모성사망의 절반 이상은 철저한 산전관리로 방지할 수 있는 사망"이라면서 "임신 초기부터 산모의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파악,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전체 임신의 약 20∼30%는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하고 있다.

■ 임신성 고혈압

자각 증상 거의 없어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부의 5∼7%가 겪을 정도로 흔한 임신중 합병증이다. 더구나 모성사망 3대원인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산모를 위협하는 무서운 병이지만, 대부분 산모들은 자신의 혈압이 높은 줄 조차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각각 140, 90㎜Hg 이상일 경우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보통 임신 중기 이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고혈압에 단백뇨까지 동반했다면 임신중독증이라 부르고, 임신중독증에 경련증상까지 발생했다면 자간증이라고 부른다.

임신 말기로 접어들수록 혈압 상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데, 특히 혈압은 서서히 올라가는 게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상승하게 되므로 임신 중엔 건강한 산모라 할지라도 늘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는 게 바람직하다.

초산부에게 잘 나타나는게 특징

임신성 고혈압은 이상하게도 초산부에게 잘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또 가족 중 임신성고혈압 산모가 있었던 경우나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 원래 혈압이 높거나 당뇨, 신장병, 심장병을 갖고 있는 경우 임신성 고혈압의 발생빈도도 올라가고 합병증도 훨씬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은 산모의 간과 폐, 신장기능을 위협하게 된다.

아직까지 의사들은 많은 임신부들이 왜 임신 기간중에 혈압이 상승하는지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원인을 모르니, 뚜렷한 예방법이나 치료법도 없는 실정이다.

최교수는 "임신중 자궁에서 분비되는 혈관수축물질(트롬복산)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갑자기 체중이 불거나 몸이 붓고 소변양이 줄어든다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가 혈압을 재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안정과 소금 섭취 제한

임신성 고혈압이 아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안정과 염분 섭취 제한 같은 대증요법이 우선적으로 권장된다.

이완기 혈압이 110이상일 경우엔 혈압 강하제와 항경련제 등도 처방받게 된다. 두통을 심하게 호소한다면 마그네슘 제제 주사를 맞을 수도 한다. 최교수는"임신성고혈압으로 진단하면 일단 산모에게 입원을 권한다"면서 "자간증으로까지 진행된다면 산모와 태아의 생명이 모두 위험할 수 있으므로 지체없이 분만을 실시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임신성 고혈압은 출산 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 혈압 단백뇨 부종 등 증상이 씻은 듯이 개선되는 게 특징이다.

■ 임신성 당뇨병

태반 호르몬이 당뇨병 주범

임신성 당뇨병이란 임신기간 중에만 나타나는 당뇨병으로 우리나라 임신부의 2∼3%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락토겐)이 임신중 모체의 인슐린 요구량을 증가시켜 당뇨병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정상 여성은 임신 중 오히려 혈당이 다소 낮아진다.

임신성 당뇨병이 생기면 양수 과다증이나 임신 중독증 자간증 신우신염 유산 조산 등 각종 임신중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분만시엔 난산, 전치태반 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신부의 혈당이 높아지면 태아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거대아로 태어나거나, 저혈당증으로 인한 발달장애 같은 후유증을 겪게 한다.

임신부의 혈당이 높아지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도 혈당이 많이 유입되는 데다, 혈당이 높아지면 다른 영양소의 농도도 함께 높아져 과다한 영양소가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기형아 거대아 낳을 가능성 높아져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장학철교수는 "임신 초기 산모의 혈당증가는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임신 중기엔 거대아로 태어나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당뇨병 임신부의 자녀를 추적해 조사해본 결과 비만증 빈도도 높았고, 사춘기엔 당뇨병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내당능장애 빈도도 높았다.

문제는 임신성 당뇨병 역시 특이한 증세가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나이가 많고 키가 작은 임신부,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비만하거나 임신 중 체중 증가량이 많은 임신부들은 임신 초기에 혈당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권하고 있다. 특히 임신 24∼28주에는 거의 모든 산모를 대상으로 혈당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하기 위해서 보통 두 단계의 검사가 진행된다. 1단계는 선별검사. 50g 포도당 섭취 후 1시간 혈당이 140쭬/㎘ 이상이면 2단계 검사를 추가로 받게 된다. 2단계에서는 공복시(기준치95쭬/㎘ 이하 단위 동일)와 100g 포도당 섭취 후 1시간(180), 2시간(155), 3시간(140)에 각각 혈당을 체크한 후, 2개 시간대 이상에서 표시한 기준치보다 높게 나오면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일단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철저한 혈당 조절을 시작해야 한다. 혈당 조절 목표는 공복시 혈당을 60∼90, 식후 2시간 혈당을 120이하로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과 식사로 혈당 조절

혈당 조절을 위해선 우선 규칙적인 운동이 권장된다. 그러나 과다한 운동은 임신부에게 해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운동 종목이나 강도를 상의한 후 시작하는 게 좋다.

라켓볼 배구 농구 수상스키 스키 조깅 같은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에어로빅은 괜찮으나, 운동 강도는 낮추어야 한다.

대신 속보 수영 같은 운동은 임신부에게 좋다. 특히 상체 운동을 위주로 하면 자궁 수축을 일으키지 않고, 인슐린 요구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분만 후 당뇨병 지속 가능성 15%

혈당조절이 제대로 안된다면 인슐린도 투여한다. 인슐린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지 않으므로 임신 중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만시기는 태아의 성장 및 성숙 정도, 태아의 안전, 임신부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조산으로 아이가 너무 일찍 태어나면 폐기능이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아 신생아 호흡곤란증에 빠질 수도 있다.

보통 임신성 당뇨병 산모의 출산은 분만 예정일을 넘기지는 않는게 원칙이다. 임신성 당뇨병 여성중 약 10∼15%는 분만 후에도 당뇨병을 계속 앓게 된다.

■ 조산

질 분비물 증가하면 조산여부 점검해야

전체 임신의 약 10%에서 조산이 발생한다. 최교수는 "조산아의 약 3분의 1은 태반출혈과 고혈압 때문에, 3분의 2는 조기진통에 의한 조산"이라면서 "조산으로 태어난 미숙아는 성장과 발육 장애를 겪게 된다"고 말했다.

조기진통이란 임신 20∼37주에 규칙적인 자궁수축이 5∼8분 간격으로 오는 것을 말한다.

세균감염이 조산 발생 원인?

조산의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세균성 질염이 생기면서 조산, 조기양막파수, 양수감염 등이 발생한다고 추측하고 있는 정도이다.

이외에도 너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한 경우나 키가 작은 사람, 1주에 40시간 이상 서서 근무하는 직종 종사자들에게도 조산이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다.

최교수는 "대부분 산모는 자궁 수축이 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면서 "배가 딱딱해지고 아래가 당기고 질분비물이 늘어난다면 지체없이 산부인과에 가 정밀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중에는 일반적으로 질분비물이 증가하는 데다, 양수가 완전히 터진 경우를 제외하곤 양수가 흐르는지 사실 감별이 쉽지 않으므로 보통 조기 진통을 보일 경우 서둘러 입원하는게 안전하다. 의사는 자궁경관길이, 분비물질 등을 정밀 관찰하게 된다.

송영주/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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