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Buy Korea)'가 미국 금리인상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집중 매수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과, 추격매수는 위험하다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 수익이 금리인상 위험 눌러
24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연일 매수우위를 보이며 21일째 코스닥 종목을 사들였다.
이는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9,242억원을 순매수해 사상 최대 누적순매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코스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증시 주변에서는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스닥이 저평가돼 있고, 프로그램매매에서 제외된 종목이 많아 단기 수익을 거두기 쉽다는 내부 요인과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약세로 인한 반사이익 등 외부 요인이 결합된 것으로 보고있다.
거래소의 중소형 우량종목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 유통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월별 순매수금액은 지난 1월 26억원에서 2월 861억원, 3월 1,646억원으로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달에는 1,5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남아있는 거래일수를 감안하면 3월의 매수규모를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서형석 세종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지속은 국내 우량주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금리인상이라는 리스크보다 크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들의 실적 호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의 상승기조는 지속될 것이며, 특히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강화되는 종목들은 단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묻지마 추격매수는 위험
신중론자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섣부른 추격매수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큰 폭 상승세로 주목 받았던 LG전자, 삼성SDI, 하이닉스, 한진해운 등이 지난주 차익실현 매물로 약세를 보였다. LG증권 강현철 과장은 "4월말이나 5월 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거래소의 경우 종목별 상승탄력이 떨어지고 있고 외국인들의 경우 비중을 줄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코스닥에서도 NHN 등 외국인 관심종목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지적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2∼3일내 전격 대량매수'라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개인이 적절한 매수시기를 잡기 어렵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지난주말 코스닥에서 상한가만 77종목이 나온 점 등을 들어 "이미 개인의 '묻지마 코스닥 추격매수'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대개 코스닥 30대 기업 이외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승 종목 중 많은 수가 개인 투자자만의 묻지마 매수로 인해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코스닥의 경우 정보기술(IT) 핵심주에 대한 매수세가 2차 후발 업종군인 보안솔루션 소프트웨어 무선인터넷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긴 하지만 상승종목은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여 매출과 수익구조를 재편하는 실적주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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