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동산을 직접 사지 않더라도 투자 전문가가 운용하는 부동산 상품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렸다. 지금까지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은 은행에서 내놓던 부동산투자신탁 상품과 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는 CR리츠가 전부였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의 형태를 다양화하고 설립 및 영업활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 입법 예고함에 따라 리츠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등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돼 부동산 간접투자 기회가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 달부터 개정된 자산운용법이 시행에 들어가 신탁형 리츠가 나오는 데다 지난달 10일 발표된 토지대책에 따라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개정돼 일반 리츠 상품도 잇따라 선보인다.
은행의 부동산투자신탁은 은행 예금이자보다 2∼3%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높은 인기 투자상품이다. 대부분 고객 돈을 신탁상품에 모아 건설업체에 대출해 주는 단순한 형태로 운용한다. 따라서 실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CR리츠와 앞으로 나올 신탁형 리츠, 일반 리츠를 꼽을 수 있다.
CR리츠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매물로 나온 부동산에 투자해 운용하는 상품으로, 예상 수익률은 보통 연 8∼12% 정도다.
일반 리츠는 아직까지 규제가 심해 지난 2001년 7월 리츠법이 시행된 지 2년 9개월이 지나도록 단 한곳도 출범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토지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부동산투자회사법을 개정해 일반 리츠에 대한 규제를 완화, 올 연말부터는 새 리츠 상품이 속속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리츠는 CR리츠처럼 투자 대상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호텔 리츠, 병원 리츠, 임대형 리츠, 콘도 리츠 등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다. 개발사업에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고위험 고수익'의 개발 리츠도 선보일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일반 리츠는 앞으로 규제가 풀리면 신탁형 리츠와 투자 운용 대상이나 혜택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건교부는 일반 리츠 활성화를 위해 페이퍼컴퍼니 형식으로 설립할 경우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최저 설립 자본금을 5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낮추는 한편 자본금의 50% 한도 내에서 현물 출자를 허용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기로 해 투자자들의 투자 편의성을 높였다.
또 그 동안 금지되었던 차입 및 사채발행도 자기자본의 2배 이내에서 허용해 회사 운영의 자율성을 높였다.
리츠가 투자할 수 있는 대상도 넓혔다. 그 동안에는 건교부 인가를 받아야만 개발사업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개정안에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만 받으면 가능토록 했다. 투자규모도 자기자본의 30% 이내로 제한하던 것을 총 자산의 30%까지로 확대해 투자의 폭이 커졌다.
다만 일반 리츠는 회사형이어서 주주로 투자하게 되는 반면 신탁형 리츠는 투자신탁회사나 자산운용회사가 판매하는 수익증권 형태로 운용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탁형 리츠는 설립 절차가 간편하고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일반 리츠는 설립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자본금 액수가 큰 만큼 대형 펀드로 운용할 수 있어 신인도가 높은 장점을 갖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출시된 리츠는 총 9개로 총자산 규모는 1조3,600억원에 달한다. 거래소에 상장된 펀드는 7개며, 비상장 펀드는 2개다.
/전태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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