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주도로 제안됐던 키프로스 통일안이 무산됐다. 24일 남부의 그리스계와 북부의 터키계 키프로스에서 각각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그리스계의 4분의 3이 통일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유엔은 지난달 키프로스 남부와 북부를 스위스와 같은 느슨한 연방 형태로 통합, 5월1일 유럽연합(EU)에 하나의 국가로 가입시키는 통일안을 제시했었다. 이 통일안에 따르면 24일 국민투표 결과 어느 한쪽에서든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면 통일안은 좌절되고 남부 그리스계만 EU에 가입하게 된다. 남부와 북부에서 국민투표 결과는 엇갈렸다.
남부 그리스계 키프로스에서는 반대 75.83%, 찬성 24.17%로 부결된 반면, 북부에서는 64.91%가 찬성하고 35.09%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타소스 파파도풀로스 그리스계 키프로스 대통령은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이 통일안의 구체적 내용이지 통일 자체가 아니다"며 "통일을 단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계 키프로스 총리인 메흐메트 알리 탈라트는 "국제사회는 터키계를 제외하고 그리스계만 EU에 가입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안 무산에 국제사회는 실망감을 표시했다. 알바로 데 소토 유엔 키프로스 특사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터키계가 EU 가입 특혜를 입지 못하게 된 것을 안타까워한다"면서 "키프로스 유엔 사무소가 곧 폐쇄된다"고 말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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