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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엄마에겐 지혜를 아이에겐 건강을-다샤크 상하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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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엄마에겐 지혜를 아이에겐 건강을-다샤크 상하비 지음

입력
2004.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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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겐 지혜를 아이에겐 건강을다샤크 상하비 지음·이희원 옮김

몸과 마음 발행·1만 1,000원

엄마, 아빠는 아이의 몸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인터넷의 보급 등으로 그러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아이가 아프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엄마에겐 지혜를 아이에겐 건강을'은 소아과 의사가 쓴 아이 몸 탐색기이다. 미국 하버드대 소아심장내과에 근무하는 저자 다샤크 상하비가 쉽고 편한 문장으로 아이 몸을 설명한다. 폐에서 시작한 인체 탐색은 심장, 혈액, 뼈, 뇌, 피부, 생식선을 훑고 소화관에서 끝난다.

폐는 저자가 각별한 관심을 보인 인체 기관이다. 그 역시 호흡곤란 증세를 경험한데다 아버지는 산소 탱크로 숨을 쉬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억개나 되는 인체 세포에는 산소가 반드시 필요하며 폐는 산소를 혈액 속으로 넣어주는 기관이다. 저자는 온 힘을 다해 갓 태어난 아이 아담의 호흡곤란을 치료하면서 '폐와 호흡은 선물'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저자에 따르면 신생아가 갓 태어났을 때 흔히 하듯 엉덩이를 때릴 필요가 없다. 자궁 속 아기는 태반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호흡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분만 과정에서 엄마의 지원이 갑자기 중단되므로 그때부터 폐로 숨을 쉬어야 한다. 아기는 엄마 몸 밖으로 나오면서 심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고 다량의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아기는 아드레날린 때문에 신경계통이 자극되고 각성·경계기관도 흥분된다. 아기는 그 같은 흥분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따라서 굳이 때릴 필요가 없다는 것.

저자가 만난 로리는 미국 인디언 나바호족 아홉살 아이였다. 로리는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 로리의 증세를 검사한 저자는 뇌종양 판정을 내린다. 그 순간 로리가 갑자기 말했다. "발 없는 사람들이 나를 데려가려 해요. 밤에 내 방으로 들어와 나를 죽이려 한다고 말했어요." 그러나 환상이었다. 저자는 뇌종양이 환상까지 보게 만든다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이다.

열한 살 소년 다미안 존스는 학교의 골칫거리였다. 동급생과 어울리지 못하고 수업 중에 고함을 질렀다. 친구의 물건도 그냥 가져갔다. 저자의 검진 결과 그는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 증상을 앓고 있었다. 성격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주위의 단순한 우려와 달리 뇌에 이상이 있었던 것이다. 뇌에는 통제센터가 있어서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는데, 다미안은 그것이 없었다.

저자는 이렇게 다양한 사례를 등장시키고 증상의 원인을 하나하나 밝혀나간다. 증상 분석에 그치지 않고 아이와 부모 그리고 의사가 기울이는 눈물겨운 투병 및 치료 노력도 담고 있다. 로리는 카베르골린이라는 약물로 중뇌 파괴라는 부작용 없이 종양을 치료했다. 다미안에게는 메칠페니데이트라는 약물이 투여됐다. 부모는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 아동 돌보는 법을 배웠고 학교 상담원도 교육을 받았다. 다미안 치료를 위해 주위 사람이 모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치료 과정을 통해 저자는 아이의 몸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아이의 몸을 이해하면 아이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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