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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차 폭발 참사/낙후된 북한철도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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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차 폭발 참사/낙후된 북한철도 실태

입력
2004.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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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 폭발 참사는 낙후된 북한의 철도 시설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북한은 김일성 전 주석이 1977년 12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 수송의 3대 원칙을 제시한 이후 철도 노선망 건설에 박차를 가해 왔다. 특히 중국 러시아 등과의 경제 교류에서 철도가 가장 효율적인 운송 수단이라고 판단, 도로나 항만 시설보다는 철도망 확충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1998년 당시 북한 철도는 평의선·평라선·평원선 등 10여개의 간선 철도와 90여개의 지선을 포함해 총연장 5,214㎞로 남한의 2배에 달했다. 북한 전체 화물 수송의 90%, 여객 수송의 60%를 철도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양적 팽창에 비해 차량이 낡고 노후한 데다 레일도 보수를 하지 않아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북한 철도 노선의 97%가 단선으로 운영되는 데다 신호 체계도 수동식이어서 정면 충돌 등의 대형 사고 위험성이 높다. 기관차도 대부분 60년대에 생산돼 절반 이상이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고 있다. 화물차의 경우 시속 30㎞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함흥수력발전소에서 근무한 탈북자 최철승(가명)씨는 "용천역 사고는 79년 11월 발생한 함흥시 용성역 화물열차 폭발 사고의 재판"이라며 "북한 철도는 전 근대적인 수동 신호체계와 낡은 침목, 연약한 레일 등으로 항시 대형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흥시 용성역 폭발 사고는 역 인근 지하에 있는 화약을 생산하는 '17호 공장'에서 생산된 니트로 글리세린을 실은 화차 4량이 화재로 폭발, 수천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최씨는 "북한 황해제철소에서 생산한 레일은 강도가 약해 열차가 정차하면 충격으로 잘 깨진다"면서 "북한 당국은 일제가 설치한 지선의 레일을 빼내 간선용 레일로 교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 원자력공업부 남천화학연합기업소에서 일하다 탈북한 김경일(가명)씨는 "75년 김일성 주석이 함경남도 단천시 금골(현 검덕)을 현지 지도하고 평양으로 돌아오던 중 동암역 근교에서 열차가 탈선하자 관리를 맡고 있던 광촌군(현재는 단천시에 포함) 철도 선로반 반장이 숙청됐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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