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쿄(東京) 농대와 한국의 서울대 의대·바이오벤처기업 마크로젠 등 한일 연구팀이 정자 없이 난자 조작으로 '아버지 없는 쥐'를 세계 최초로 탄생시켰다. 연구팀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22일자)에 발표된 논문에서 수컷 정자의 관여 없이 암컷의 난자만으로 단위생식(單爲生殖·처녀생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수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위생식은 곤충이나 어류에서 관찰되지만 포유류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난자로 자라게 될 실험용 쥐의 미성숙 난자 모세포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정자와 매우 유사한 구조로 변형시킨 뒤 핵을 추출해 다른 쥐의 난자에 정자 대신 결합시켜 화학물질 자극에 의해 수정란을 분열시켰다. 수정란 분열을 통해 탄생한 371개의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켰고 여기서 두 마리의 새끼 쥐가 정상적으로 태어났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15개월째인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 12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연구팀장인 고노 도모히로(河野友宏) 교수는 "이론적으로 여성의 난자만으로 인간의 탄생도 가능하지만 인간에의 응용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허용돼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레즈비언 부부의 경우도 자녀를 낳을 길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에 참가한 마크로젠의 서정선(徐廷瑄) 교수는 "단성생식을 불가능하게 했던 각인 현상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실험적으로 증명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ysshin@hk.co.kr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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