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가부채가 가구당 평균 2,700만원에 육박해 우루과이라운드(UR)로 농업개방이 이뤄진 1993년 이후 10년만에 4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토지를 포함한 농가자산도 1억3,319만원에서 2억21만원으로 증가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오히려 4,500만원 가량 증가했다.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농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부채는 2,697만원으로 2002년의 2,606만원에 비해 91만원이 늘었다.
1993년 682만원이던 농가부채가 10년만에 4배로 늘어난 것이다. 농가 부채는 2001년 0.8% 증가에 그쳤고 2002년에는 오히려 2.3%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일반 가계용 부채가 623만원으로 11.4% 증가하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늘었다.
농가 자산은 2002년보다 98만원 늘어난 2억21만원(토지 9,471만원 포함)으로 추정됐다. 현금과 예금을 포함한 농가 보유 당좌자산은 695만원이 늘어나 3,336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농가의 단기적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당좌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2002년 99%에서 81.1%로 하락했다.
농가 소득은 최근 4년만에 가장 높은 8.4%나 증가했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2,654만원으로 2002년의 2,447만원에 비해 207만원이 늘었다. 도시 근로자 대비 농가소득 비율도 2002년 73.03%에서 지난해에는 75.2%로 개선됐다. 농촌에 비해 경기에 민감한 도시 근로자 소득이 2002년 3,350만원에서 지난해 3,586만원으로 5.3%가 늘어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시장개방으로 농가의 소득 다변화 노력이 계속되면서 농업소득은 감소하는 대신 농외소득은 증가했다. 농업소득은 2002년 1,127만원에서 지난해 1,082만원으로 45만원 가량 감소한 반면 농외소득은 814만원에서 882만원으로 68만원이 늘었다.
한편 가구주 연령별 소득격차는 계속 확대돼 가구주가 70세 이상인 가구의 소득(1,723만8,000원)이 50대(3,349만1,000원)의 51.5%에 불과해 고령 농가의 생계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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