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새 총재로 로드리고 라토(55·사진) 전 스페인 재무장관이 내정됐다.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21일 회의를 갖고 라토 전 장관을 임기 5년의 IMF 총재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양대 국제 금융기구중 세계은행(IBRD) 수장은 미국인이, IMF 수장은 유럽인이 각각 맡아온 관례에 따라 그는 곧 요식 절차인 IMF 집행이사회의 임명을 거쳐 총재직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IMF 총재직은 호르스트 쾰러 전 총재가 독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달 초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었다. 후임자로는 라토 전 장관과 프랑스의 장 르미에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가 경합했다. 라토 전 장관은 스페인 총선에서 야당에 패배하고 르미에르 총재가 프랑스 독일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바람에 흔들리기도 했으나 르미에르 총재가 EBRD 총재 재선을 택한 이후 IMF 총재 단일 후보로 올라섰다.
라토 전 장관은 1996년부터 지난달 총선 패배 전까지 스페인의 경제 사령탑으로서 재정적자 통제, 인플레이션 완화, 실업률 감소 등 기적에 가까운 경제 개혁을 진두 지휘했다.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전 스페인 총리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등 정치인으로서의 능력과 위상도 갖췄다. EU 재무장관들은 성명에서 "그가 스페인 재무장관 재직 시절 보여준 탁월한 업적과 폭넓은 정책 경험, 정치적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라토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조기경보 시스템의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IMF의 목표는 각국 금융위기를 예견하는 능력을 키워 위기를 완화하거나 해결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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