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미 현지법인은 국내 조흥은행의 '2중대'에 불과했다. 이제는 완전한 미국 은행으로 만들겠다."조흥은행이 미국 현지법인에 대해 대대적인 현지화 수술에 착수했다. 현지 교포들을 상대로 한국식 경영을 해온 관행을 깨고 현지화를 통해 공격적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이날 박찬일 부행장(국제본부장) 등과 함께 미 현지법인 개편 작업을 위해 1주일 가량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 길에 올랐다.
박 부행장은 "이미 현지화를 위한 시장 조사는 모두 마쳤으며 이번 출장에서 세부적인 플랜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시행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경우 재일교포가 대주주로 있는 신한은행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조흥은행이 미국 공략에 성공할 경우 '조흥은행 = 미국, 신한은행 = 일본'의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측은 현지법인 조직을 현지 상황에 맞는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면 개편하는 한편, 대부분 국내 직원들로 채워진 인력 구조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현지인 위주로 완전히 재편할 방침이다. 특히 조직과 인력 개편이 완료된 이후에는 국내 상품이 아닌 현지 환경에 맞는 상품을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지점망 신설 등 본격적인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말이 현지법인이었을 뿐 한국계 기업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거나 선진 금융을 익히는 창구 정도의 역할에 머물렀다"며 "앞으로는 현지법인 운영을 철저히 현지에 맡기고 대주주로서 투자 수익을 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 설립된 미 현지법인 ' CHB 아메리카 뱅크'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뉴욕 맨해튼과 플러싱, 그리고 LA 등 3곳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자산 규모는 3억 달러 정도다. 현재 국내 은행 중 조흥을 비롯해 우리, 외환은행 등이 미국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나 외환은행의 경우 론스타가 대주주로 들어오면서 현지법인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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