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결이 뭐 따로 있나. 술 마시면서 고개 운동하고, 담배 피면서 입 운동하는 거지. 평생 다른 직업 가져본 적 없이, 1년도 쉬지 않고 일한 게 비결이라면 비결일까?”서정민(70)씨는 대표적인 국내 1세대 촬영감독이다. 1961년 임원직 감독의 ‘촌오복이’로 데뷔해 최근의 ‘어린신부’(감독 김호준)까지 40여년 동안 줄잡아 150여편을 찍었다. 백상예술대상(‘만추’ ‘서울무지개’), 대종상(‘돌아오지 않는 해병’ ‘피아노맨’) 등 그가 받은 상을 헤아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 전국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어린신부’에서 보여준 군더더기 없는 화면에는 신세대 주인공들의 숨결이 그대로 묻어난다. 30대 중반의 젊은 감독들이 그에게 카메라를 맡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젊은 감독들이 ‘저 사람 쓰면 재수가 좋다’고 생각하나 봐. ‘몽정기’도 그랬고, ‘여고괴담’도 그랬지. 내가 감각까지 늙지는 않았거든.” 기억에 남는 영화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 임권택 감독의 ‘증언’, 정진우 감독의 ‘심봤다’ 등…. ‘어린신부’가 흥행이 잘 돼서 다행이야.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이것 잘 요리하면 대박 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사랑의 매를 많이 들었는데 문근영이 나를 많이 따라줘서 아주 기특해.”
고려대 화학과 재학시절인 1950년대 말 ‘운명처럼’ 영화판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한국영화가 1,000만명 관객시대가 된 것은 기쁘지만 영화인 복지에는 나라에서 좀 더 신경을 써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 또래 중에는 일없는 사람이 너무 많아. 퇴직 후에 무슨 연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젊은 영화인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어."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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