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기업 가문의 딸이 아버지로부터 2억여원을 받았다가 세무서가 증여세 5,400여만원을 부과하자 "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패소했다.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한기택 부장판사)는 22일 허모(30·여)씨가 "아버지가 주신 2억1,000여만원은 결혼 축의금인 만큼 증여세 부과는 부당하다"며 동작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결혼 축의금 입증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며 "이를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만큼 세무서의 증여세 부과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허씨는 소송에 앞서 국세청 법무심사과에 심사를 청구했으나 "대기업의 대주주이자 기업체 회장인 아버지가 직원을 시켜 9차례에 걸쳐 허씨의 계좌로 입금시킨 점, 결혼식 당시 청첩장에 '화환과 축의금은 정중히 사절합니다'라고 기재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결혼 축의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됐다.
한편 허씨의 남편 방모씨도 "작은 할아버지가 회사 간부 등의 명의로 맡겨놓았던 주식 등을 명의 이전받은 것인데도 이를 증여로 보고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60억원의 증여세 부과 취소소송을 진행중이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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