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의 메이저리그를 후끈 달구고 있는 스타는 단연 배리 본즈(39·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본즈는 22일(한국시각) 비록 홈런을 못 쳤지만 전날까지 7경기 연속 홈런포(역대 2위)를 가동하며 통산 667홈런으로 역대 홈런 3위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역대 1위 행크아론의 755고지를 향해 거침없이 진군하고 있다.그러나 메이저리그에 '살아있는 홈런왕' 본즈가 있다면 마이너리그엔 트리플A 오마하 로얄스(캔자스시티 로얄스 산하)의 캘빈 피커링(27·사진)이 있다. 피커링은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10안타 19타점을 올렸다. 10안타 중 7개가 홈런포로 4경기 연속 홈런. 보통 타자들은 한 달이 걸릴 성과를 4경기 만에 이룬 셈이다. 올 시즌 전체를 따져도 12경기에 나와 11홈런을 비롯해 40타수 19안타 26타점의 빼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홈런행진을 지켜본 방송 해설자는 "11개 중 오직 한 개만 높이 솟구쳐 담장을 넘어가는 평범한 홈런이었고 나머지는 왼쪽 좌중간 중앙 오른쪽 등 어느 한구석 봐주지 않고 미사일처럼 쇄도하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이었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1995년 드래프트 순위 35번째로 프로무대를 밟자마자 타율 5할을 때린 피커링은 마이너리그 투수들에겐 이미 공포의 대상이었다. 98년엔 경력을 쌓기 위한 교묘한 시간 벌기나 빅리그 입성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21세의 어린나이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일궈냈다.
마이너리그에서 활짝 꽃피운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그의 빅리그 성적은 변변치 못했다. 건강문제와 300파운드(135.9㎏) 가까이 되는 엄청난 몸무게 때문. 입단 당시 키 198㎝, 몸무게 118㎏이었던 피커링은 미 프로야구 역사에서 최고의 거구로 꼽힐 정도다. 몸무게 때문에 잦은 무릎부상에 시달렸고 1루 수비 때는 상대 타석에서 날아오는 공을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이 때문에 2002시즌은 몽땅, 2003시즌은 일부를 부상치료에 반납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 트리플A에선 달라졌다. 그는 "타격코치의 주문대로 타격자세를 공격적으로 바꿨더니 잘 때리고 건강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더구나 "식이요법을 하라"는 팀 매니저의 충고대로 한 덕에 몸무게 조절도 진전이 있다.
피커링의 활약에 고무된 팬들은 벌써부터 그의 캔자스시티 합류시점을 점치고 있지만 1루수나 지명타자가 부상당하지 않는 한 당분간 기회는 오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캔자스시티는 좌타자인 피커링보다 우타자가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시장에 좌타자에 대한 수요가 생긴다면 단연 피커링이 1순위로 물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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