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점에서 거저 얻을 수 있는 나사 5개가 1만원, 운송· 통관료가 2만7,000원.'대학원생 유경택(28)씨는 3월 중순 미국계 PC업체 D사에서 받은 명세표를 내보이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는 부품에 납득하기 힘든 값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외국계 통신판매 PC업체가 불합리한 애프터서비스(AS) 정책 때문에 비난 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인터넷 · 전화주문만 받고 재고를 두지 않는 방식으로 유통비용을 절감, 경쟁사보다 10∼15% 가량 저렴한 가격의 PC를 판매하고 있다. PC 전원장치 고장으로 수리를 받은 회사원 이모(31)씨는 "문제가 생긴 본체를 택배로 보냈는데 교체해 줄 제품이 없다는 이유로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근처의 AS센터에서 즉시 수리를 해주는 국산 PC에 비해 AS 대응이 너무 늦다는 지적이다.
전화·인터넷을 통한 고장 상담도 불만이 높다. 검사 소프트웨어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고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학생 홍모(30)씨는 "상담원이 '별 문제가 없다'며 AS를 거부한 PC를 전문 수리점에 가져갔더니 메모리 부품이 불량이더라"고 말했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저렴한 PC가격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또 무재고 원칙을 지키려다 보니 AS용 예비품이 부족해 싱가폴의 물류센터에서 수입해 오는 경우가 많고, 비용 때문에 전국 방방곡곡마다 AS센터를 설치하기도 어렵다고 이 업체는 해명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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