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치(李治)의 시대다."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가까운 인맥이 금융권 요직에 속속 기용되면서 '이헌재 사단'이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금융권 인사는 '이심(李心)'이 좌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부총리 취임 후 2개월여동안 급부상한 '이헌재 인맥'은 박해춘 LG카드 사장, 정기홍 서울보증보험 사장,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22일 신임 금융통화위원에 내정된 이성남 국민은행 감사와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등 10여명에 이른다.
이성남 감사는 이 부총리가 금융감독위원장 시절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추천을 받아 금감원 간부로 영입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박 사장이나 이 전 행장은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장을 지내면서 이 부총리와 가까워졌다.
사단 중의 핵심 멤버인 이성규 국민은행 부행장은 이 부총리의 요청으로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배드뱅크' 간사 역할을 맡게 됐고, 역시 핵심 인맥인 서근우 금융연구원 박사도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 부행장과 서 박사는 이 부총리가 한국신용평가 사장 시절부터 함께 일했으며, 금융감독위원장 시절엔 구조조정을 위해 발탁했던 민간전문가들이다. 이 부총리의 아이디어 뱅크로 유명한 최범수 전 국민은행 부행장도 최근 인수합병(M& A) 사무국장으로 국민은행에 복귀했다.
물론 이들은 모두 능력이 검증된 금융 전문가이고, 특히 일부는 '李心'과 전혀 상관 없이 움직인 경우이지만 금융계에선 "이헌재 사단이 싹쓸이 한다", "부총리와 인연이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민다"는 불평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특정인맥이 2명씩이나 금통위원으로 내정돼 재경부가 우회적으로 금통위를 장악하려는 음모가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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