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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그리스펀, 조기 금리인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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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그리스펀, 조기 금리인상 시사

입력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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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미국 시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오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긴축' 물결이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내 금융시장도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린스펀 발언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디플레이션 위협이 더 이상 미국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 위협'은 작년 6월 이래 사실상 최저 상태에 있는 금리(연 1%)의 인상을 가로 막아온 장애물이었다는 점에서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은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린스펀 의장은 "경제성장이 가속화해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은행들이 보는 것 같다"면서 "일부 은행들이 금리인상으로 타격을 받는다 해도 업계 전반은 금리순환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국은 4년만에 가장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고, 근원물가지수도 29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월스트리트에선 금리인상 시기가 의외로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어 왔다. 그린스펀 발언은 이 같은 금리인상 기대심리를 사실상 확인시켜준 것으로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연중 최고치인 연 4.45%까지 치솟았다.

금리인상 시기는

현재로선 8월, 혹은 9월설이 유력하다. 금리인상시기를 내년 이후로 예상했던 리만 브라더스는 지난주 FRB가 9월과 12월에 0.25%포인트씩 목표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수정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FRB 고위인사들은 최근까지도 "금리인상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연말 대선전까지는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8월이든, 9월이든, 혹은 11월이든 그린스펀 발언으로 금리인상을 앞당길 확률이 높아졌음은 분명하다.

한국의 영향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전 세계적인 저금리기조엔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하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이 FRB결정에 '후행(後行)적 행태'를 보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작년 7월이후 3.75%로 묶여 있는 국내 콜금리 목표 역시 상향조정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인플레 압력을 거론하며,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했고 그린스펀 발언이후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이 4.63%로 뛰어오르는 등 시장에서도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한은이 이번에도 FRB와 보조를 같이할지는 불투명하다. 경기개선 징후와 물가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내수부진과 고용불안, 신용불량자, 중소기업 자금난 등 금리인상 억제요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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