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 3사의 4·15 총선 관련 뉴스가 시종일관 이미지 보도와 동정 보도 등에 치중, 책임 있는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호진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21일 KBS1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등 3사 종합뉴스의 보도 내용을 선거 초기(2004년 1월), 탄핵 정국(3월9∼18일), 공식 선거운동 기간(4월2∼14일)으로 나눠 분석한 '17대 총선 관련 TV뉴스 분석' 보고서를 냈다. 윤 연구원은 진흥원 주최로 2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리는 '17대 국회의원 선거―미디어선거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 보고서 내용을 발표한다.
선거 초기에는 3사의 총선 보도가 총 156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정치권 동정이 48.1%인 75건에 달했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1월 동정 보도 비율(26.9%)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방송사별로는 MBC가 52.6%로 가장 많았고, KBS 46.8%, SBS 46.4%였다. 반면 총선의 의미와 중요성 보도는 3사 통틀어 1건, 정치개혁 관련 보도는 6건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미지 정치에 매몰돼 의제설정 역할을 매우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탄핵안이 발의된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탄핵 관련 보도는 KBS 485건, MBC 477건, SBS 488건 등 총 1,450건(12, 13일 뉴스특보 포함). 윤 연구원은 야당이 제기한 편파 방송 시비와 관련, "인터뷰를 통해 일반시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낸 것은 긍정적이며, 찬반 인터뷰 비율도 찬성 21%, 중립 15.3%, 반대 63.7%로 여론을 감안할 때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제별로는 탄핵의 사유와 정당성 등 문제의 핵심을 다룬 보도가 단 2%인 35건(KBS 10건, MBC 10건, SBS 15건)에 그쳤고 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미흡했다.
공식선거 기간의 가장 큰 문제점 역시 동정 보도 과다(SBS 50.8%, MBC 48.4%, KBS 34%)로 지적됐다. 특히 MBC는 동정과 여론동향 보도 비율이 71.8%로 3사 중 가장 높은 반면, 정책 보도는 6.3%로 가장 낮았다.
윤 연구원은 "정책 보도가 방송사별로 1, 2건에 불과해 정책 쟁점, 현안에 대한 각 당의 입장과 공약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면서 "30억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결과적으로 예측에 실패한 개표방송 중심에서 벗어나, 각 당의 정책과 공약을 심층 보도하는 취재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22일 토론회에서는 이수범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미디어 선거전략 분석 및 평가', 송종길 진흥원 연구원이 '후보 TV토론 운영과 평가'에 대해 발표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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