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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스님 건교부 직원 대상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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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스님 건교부 직원 대상 강연"

입력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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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라도 안되지만 지나친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다 과유불급(過猶不及)에서 비롯된 것이죠."지리산 실상사 주지를 지낸 도법 스님이 공무원들을 앉혀놓고 한국 사회의 가치관과 문제점들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도법 스님은 21일 건설교통부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월 개최하는 정례 강연에서 "한국 사회가 성장 논리에 급급해 개발에만 치우친 나머지 환경을 파괴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도법 스님의 이날 강연은 개발과 건설을 주 업무로 하는 건교부 직원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뤄진 것.

도법 스님은 강연을 통해 환경을 경시하는 최근 행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동안 인간은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한 욕망 때문에 개발 논리만 앞세웠을 뿐 자연을 아끼고 보전하는 데는 소홀했다"면서 "진정한 의미의 발전은 개발과 환경 보전이 서로 상쇄해줄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개발과 성장이 화두가 될 수 있었지만 물질이 풍요해지고 사회 규모가 커진 지금 상황에서는 개발 보다는 환경 보전이 더 중요한 문제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한국, 특히 서울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나와야 한다"고 전제하고 "규모에 맞는 성장과 개발이 이뤄지면 현재 겪고 있는 주택, 도로, 환경오염 문제는 상당 수준 자연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또 "개발 논리와 힘의 논리, 독점의 논리, 싸움의 논리를 지향할 수밖에 없도록 이끌었던 세계관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하고 "우리의 사고와 삶을 지배했던 잘못된 세계관을 벗어 던지고 올바르고 바람직한 세계관을 확립해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질적 풍요와 대비되는 정신적 빈곤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물질적 풍요를 위한 경쟁과 노력 등에 힘입어 현대 사회는 눈부신 발전과 성장, 개발을 이뤄왔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물질적 풍요로움이 인류 사회를 행복하게 하기 보다 오히려 삶을 척박하게 만들고 생명위기와 공동체 의식을 붕괴시키는 폐해만 가중시켰다"고 꼬집었다. 본질적 가치 측면에선 성장도, 발전도 아닌 퇴보라는 지적이다.

도법 스님은 최근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수경 스님과 함께 지리산 생명 평화 탁발순례 활동을 했으며, 섬진강 19번도로인 경남 하동읍-화개면 화개장터 구간 2차로 19.6㎞의 4차로 확장사업의 재검토를 촉구해온 환경친화론자로 유명하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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