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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오빠, 추억을 깨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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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오빠, 추억을 깨진 마세요"

입력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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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하나도 안 변했네." "뭘. 너야말로 그대로인걸."첫사랑과의 재회 장면. 하지만 속 마음은 이렇지 않을까? "너 왜 이렇게 삭았니?" 첫사랑은 기억 속에서만 아름답다. 첫사랑을 떠올릴 때면 눈 앞에 포그(fog) 필터가 끼워진 채 그 혹은 그녀의 눈빛은 촉촉하게 변하고, 주변에는 물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 오른다. 어떤 추녀도 갸름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로 변신시키는 스타샷 사진처럼 첫사랑의 흠집은 수정되고, 또 특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각색된다.

눈덩이처럼 커진 환상 속의 첫사랑을 실제로 만났을 때의 배신감은 말해 무엇하랴. 잘 나온 사진 한 장 믿고 소개팅에 나갔다 폭탄을 만났을 때 느끼는 배신감의 약 1만2,000배 정도?

첫사랑과의 재회는 요즘 콘서트의 추세이기도 하다. '7080콘서트'라는 이름으로 40대가 대학시절 열광하던 그룹사운드를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추억 속의 재회 시간을 주선해 쏠쏠한 재미를 보더니, 이번에는 2535 세대에게 첫사랑을 찾아주겠다 한다. 1일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리는 '나인티스 싱싱콘서트'는 R.ef, 이예린, 포지션, 박미경, DJ DOC 등 90년대 중반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25∼35세 가요팬의 추억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다.

그들 중 단연 관심은 R.ef. '고요 속의 외침' '이별공식' 등의 히트곡을 잇따라 내놓으며 한때 객석을 채운 수많은 여학생 팬들이 목이 아프도록 '꺄∼악' 괴성을 지르게 했던, 대학축제 때마다 가장 큰 환호를 받았던 그 멋진 오빠들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컴백을 앞둔 그들에게 "어설픈 상술로 괜히 추억만 망가뜨려 놓는 거라면 차라리 나타나지 말아 주세요. 꼭 나타나고 싶다면 꼭 여전히 멋진 모습만 보여주세요"라고 말하는 건 너무 이기적인 바람인가?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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