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의 마이산(도립공원)은 이제 국제적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벚꽃축제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주말 마이산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리와 피부색이나 언어가 다른 사람도 많았다. 말의 귀처럼 쫑긋 솟은 두 개의 돌봉우리와 석탑 수백 기를 안고 있는 탑사는 우리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진귀한 볼거리인 모양이다. 여행의 핵심은 볼거리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먹거리도 중요하다. 우리의 관광지 식당은 손님이 늘면 두 가지 특성을 보인다. 값이 오르거나 맛과 서비스가 떨어진다. 눈은 즐거워도 마음이 상하거나 입이 실망한다.인파 속에서 겨우 찾아간 식당. 게다가 한국일보 문화기행팀 80명분의 단체 식탁이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우선 '초가정담(전북 진안군 마령면 동촌리, 063-432-8840)'이라는 식당의 이름이 예쁘다. 산채를 중심으로 한 초가정담 정식이 이 집의 대표 메뉴이다. 산더덕구이, 도토리묵, 산채비빔밥 등도 한다.
이 날의 메뉴는 산채비빔밥. 그릇에는 상추, 오이, 김, 고추장 등 비빔밥의 중요 요소가 이미 들어있다. 따로 8가지 나물이 추가된다. 참나물, 취나물, 고사리, 버섯류, 콩나물 등등. 재료와 양념이 한결같이 충실하고 풍성하다. 특히 전라도 특유의 묵은 김치와 구수한 된장국, 매콤한 더덕 무침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이 집 가훈(?)의 두번째 항목은 '정성을 다한 음식'이다. 첫번째 항목은 '미소와 친절'. 과연 그랬다. 주인은 물론 종업원들도 모두 웃는다. 손님이 밥이나 반찬을 더 원하면 쏜살같이 빈 그릇을 채운다. 계산대에서 돈을 받는 사람도 미소를 활짝 지으며 "잘 드셨냐"고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손님 대접 제대로 받는다는 기분만으로도 배가 부른 식당이다. 한 종업원이 이야기한다. "한적할 때 오세요.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정감 있는 곳이에요."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탑사 방향으로 약 200m 지점에 있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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