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한 공무원이 사라져 가는 지역 사투리를 모은 사전을 펴냈다.여수시 소라도서관 이희순(50·6급)씨가 최근 자비 500여만원을 들여 여수 사투리 3,000단어를 채록한 264쪽 분량의 '여수방언사전'(어드북스 발행)을 출간했다. 이 책은 각종 문헌에 나온 900 단어에다 현재 여수 지역에 남아 있는 사투리를 모아 놓았다.
여수 말의 쓰임새와 색다른 여수말, 속담, 사라진 풍속과 생활, 여수 사람들이 자주 쓰는 순우리말, 여수말로 찾아보는 표준어도 수록했다.
여수 말 '대리다'의 경우 '만지다'의 방언이라고 표기한 뒤 '더런(더러운) 손으로 어디를 대릴라 그래'라는 예문을 실어 이해를 쉽게 했다. '오감허다'(과분하다)에는 '불러준 것도 고마운디 선물꺼정 받고 봉깨 참말로 오감허내'라는 예문이 붙었다.
이씨가 사투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3년 공직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부터. 각종 공문을 작성하면서 무심코 사용했던 여수 말이 국어사전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사투리에 관심을 가져 오다 96년부터 주변에서 보고 들은 여수 말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여수 여양중·고를 나온 토박이인 이씨는 "여수의 뿌리를 찾는 일도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사투리를 정리하게 됐다"며 "정감 있는 여수 말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여수=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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