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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원자재難·유가 이어 노조 임금인상 요구까지/車업계 4중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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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원자재難·유가 이어 노조 임금인상 요구까지/車업계 4중苦

입력
200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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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가 원화 강세, 강판가격 상승, 고유가,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 등 이른 바 '4고'(高)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제3당으로 부상한 가운데 완성차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사회공헌기금 조성과 경영참여 등을 주장하고 나서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업계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먼저 원화 강세로 수출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다. 올초 1,19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에는 1,15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원화 강세는 자동차 수출 시 원화 결제액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난으로 인한 철강 가격 인상도 자동차 업계엔 악재다. 1일부터 현대하이스코가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가격을 19∼23% 인상했고 2월 자동차용 강판가를 10% 인상한 포스코도 조만간 다시 강판가를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재료비 중에서 강판의 비중이 5% 정도 되고 이는 판매가의 1% 인상 요인이 된다"며 "그러나 최종 판매가를 올릴 수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유가도 자동차 업계의 위협 요소 중 하나다. 국내 원유 기준가격으로 쓰이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 주말 배럴당 32.61달러로 4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울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00원을 넘어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휘발유값 상승은 자동차 이용 감소 뿐 아니라 자동차 구매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쳐 결국 자동차 판매 감소로 이어진다"며 "고유가로 인한 연간 자동차 판매 감소가 4만∼12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업계가 가장 긴장하고 있는 대목은 노조의 임단협 요구 사항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임금 12만7,171원(기본급 대비 10.48%) 인상안을 확정했다. 이는 민주노총이 올해 초 제시한 10.5% 인상 권고안에 준하는 것. 현대차 노조는 또 당기순이익의 30%(지난해 기준 5,248억원)를 성과급으로 요구키로 했다. 이에 앞서 기아차도 기본급 대비 10.5%인 12만6,100원의 임금인상과 '300%+α'의 성과급 요구안을 확정했고 GM대우차는 동종 업계간 임금격차를 감안, 기본급대비 평균 16.6%(18만5,000원)로 인상 요구안을 결정했다.

특히 현대·기아·GM대우·쌍용차 등 민주노총 금속연맹 산하 4개 완성차 노조는 각 사 순이익의 5%(업계 전체 지난해 기준 1,781억원)를 '산업발전 및 사회공헌 기금'으로 조성할 것을 특별요구안 형식으로 교섭 안건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러한 노조의 요구가 제3당으로 부상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 영향으로 더 거세지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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