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천 LG백화점 철제가설물 붕괴 3명 사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천 LG백화점 철제가설물 붕괴 3명 사망

입력
2004.04.21 00:00
0 0

19일 밤 2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 LG백화점 철제 가설물 붕괴사고는 공사업체 선정에서 안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부실로 점철된 '80년대식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통해 삼풍백화점식 날림공사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백화점 철제가설물은 입찰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상11층 지하6층의 LG백화점 리모델링사업은 총 39억원 규모. 올 1월초 원시공업체인 LG건설은 하도급 입찰에 참여한 5곳중 D사를 비계(철제 가설물) 설치업체로, S사를 외벽타일철거업체로 각각 선정했다. 이중 D사는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냈다. 그러나 이 업체가 확정되면서 "상당수 업체가 입찰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S사는 낙찰예정가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건설 관계자는 "D사는 신공법 특허를 취득했고, S사는 등록협력업체여서 각각 공사를 맡겼다"고 밝혔다.

업체선정의 잡음은 부실공사로 이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D사는 본건물 맞은편에 11층의 철골조를 올리면서 지지대 등을 허술하게 세워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장의 한 인부는 "보통 10층 이상의 비계를 설치할 경우 견고하게 건물 주변을 에워싸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맞은편에만 철제가설물이 올라가 바람만 불어도 휘청거리곤 했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에는 안전관리도 없었다. S사는 공기를 앞당기기 위해 야간공사(오후 8시∼새벽 3시)를 하면서 리프트(임시승강장)에 적정량 이상의 타일을 싣고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백화점 외벽에서 떼어낸 화강암타일을 곧바로 지상으로 내리지 않고 철제비계에 쌓아놓거나 리프트에 너무 많은 타일을 옮기는 바람에 하중을 이기지 못해 철제가설물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3, 4년전 일본에서 들여온 비계 조립 방법은 산업안전관리공단의 안전검증 의무조항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져 당국의 안전관리 소홀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공사업체 관계자와 현장소장 등 10여명을 소환 조사 중이며, 혐의가 드러날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붕괴사고로 인부 문병한(43)씨가 이날 숨져 사망자는 3명으로 늘어났고 17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