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난속에 각 대학들도 취업관련 과목을 별도로 만들고, '졸업생 애프터서비스(AS)제'를 실시하는 등 취업 총력전을 펴고 있다. 취업자들을 재교육시켜 다시 보내고, 인턴사원으로 채용하면 월급을 보조하는 등 몇 년전만 해도 생각할 수도 없었던 대학의 취업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졸업생 AS제
"불만족스러우시다면, 재교육 시켜 보내드립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최근 '취업 AS제'를 도입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전주 우석대는 기업에 채용된지 1년 이내 졸업생이 업무능력이 떨어지면 학교에서 그 졸업생을 다시 불러 적절한 업무능력을 갖출 때까지 재교육을 실시하는 '졸업생 AS제'를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해당기업이 학교에 요청할 수도 있고, 졸업생 본인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우석대는 또 '교수 도우미 제도'도 도입, 졸업생이 기업에서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춘 교수들이 그 졸업생을 돕도록 할 방침이다. 남서울대 역시 '사랑의 전화걸기'라는 졸업생 AS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각과 교수들이 졸업생들과 주기적으로 전화로 대화를 나누며 업무 적응 여부를 확인하고 조언과 충고를 전해주는 방식이다.
월급 대납제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급여의 일부분을 대납하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강원대는 인턴을 하는 학생 300명에게 5주 근무에 월 50만원을 기업 대신 지급하고 있다. 기업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 해외로 인턴을 나서는 학생에게는 1인당 2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광주대도 자신의 학교 출신자를 인턴사원으로 채용한 기업에 대해 내년부터 최장 6개월 동안 월 급여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학내 면접후 원서 배분
대학이 특정기업 지원자들을 시험으로 걸러내는 경우도 있다. 대구 계명대는 최근 신입사원을 모집한 모백화점이 배정한 입사원서 부수(30매)보다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리자 자체 시험을 보기도 했다. 충북대도 최근 가스안전공사, 한라건설, LG건설, 계룡건설 등에서 원서를 4∼7장씩만 보내와 지원경쟁이 치열해지자 자체 면접시험을 치러 성적순으로 지원서를 나눠줬다. 또 명지대는 각 학과에서 졸업 학점과 토익점수 등 외국어가 뛰어난 우수 학생의 이력서를 책자로 만들어 기업에 보내고 있다.
취업 과목도 신설
취업전략을 별도 과목으로 개설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명지대는 올해부터 1학년생을 대상으로 직업 선택과 이를 준비하기 위한 전략을 다루는 '진로선택과 대학생활'을, 4학년생을 대상으로 이력서 작성요령과 면접전략을 중심으로 '취업준비와 사회진출'이라는 과목을 마련했다.
전남대는 2학점 교양과목으로, 유명 최고경영자(CEO)들과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초청, 인재선발기준을 듣고 모의 면접시험도 치르는 '생애와 직업탐색'을 올해 개설했다. 이 과목은 수강신청 시작 1시간여만에 250명 정원을 모두 채우기도 했다. 한양대는 '해외취업과 인턴십 개발', '여성과 직업' 등이라는 과목을 개설했고, 충북 청주대는 2,3학년을 대상으로 '자기개발과 진로선택', '취업전략과 사회진출' 강좌를 새로 마련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대학의 이 같은 노력은 당장 취업을 많이 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기업이 원하는 수준에 맞춰 인재를 육성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