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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개교절 앞둔 원불교 이혜정 교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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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개교절 앞둔 원불교 이혜정 교정원장

입력
200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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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는 마음을 버립시다. 만나는 인연마다 감사하고 보은하는 심정으로 대하면 각박한 세상이 부드러워지면서 마음이 서로 넘나드는 사회가 됩니다."이혜정(李慧定·67) 원불교 교정원장이 원불교 최대 축일인 대각개교절(28일)을 앞두고 "다같이 마음속 미움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대각개교절은 소태산 대종사(박중빈·朴重彬)가 1916년 우주의 진리를 깨우치고 원불교를 세운 날. 교정원장은 원불교의 행정 최고 실무자로 조계종의 총무원장에 해당한다. 6개월 전 취임한 이 교정원장은 원불교를 포함한 국내 종교계 최초의 여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때마침 설립 10주년을 맞은 제주교구 합동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제주에 내려온 이 교정원장은 "마음은 본디 깨끗한 원천수와 같으나 계곡을 따라 흐르면서 이물질이 섞이고 오염된다"며 "미워하는 마음은 내 마음이 원래 상태 즉 원천수의 상태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마음을 밝히는 수행을 계속해야 원래의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불교가 올해부터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를 써서 타인에게 보내는 운동을 펴기로 한 것도 미움을 버리고 깨끗한 원래 마음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원불교는 이와 함께 대각개교절을 맞아 대대적인 사회봉사 활동도 펴기로 했다. 원불교는 현재 전국 13개 교구 대부분에 사회복지법인을 두고 독거노인과 장애인, 불우 청소년을 돕고 있는데 이를 확대,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청소년, 특히 우리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탈북 청소년들을 돌보기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교정원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원불교가 운영하는 사회복지단체를 순례한 것도 같은 뜻에서 였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일 원불교 중앙본부가 있는 전북 익산에 장애인복지센터의 문을 여는 등 장애인 복지향상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 교정원장은 "원불교는 처음부터 교화, 교육, 봉사에 전념토록 했기 때문에 교구나 교당을 세우면 '봉공회'라는 봉사단체를 반드시 함께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다"고 원불교의 전통을 소개했다. 원불교는 종단 문호를 개방, 주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올해는 대각개교절 행사를 지역 문화축제 형식으로 개최키로 했다. 이번 축제는 '아하!(깨달음을 나타내는 의성어) 데이 축제―당신이 희망입니다'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주민이 참가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제주=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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