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이 월드컵 경기장 안팎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자국산 맥주를 '공식적'으로 마실 수 없게 된 데에 발끈하고 나섰다.세계축구연맹(FIFA)은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맥주회사 앤호이저―부시와 1986년이래 줄곧 공식 후원업체 계약을 맺고 있어 2006년 월드컵 기간 중에는 경기장과 그 주변에서 독일산 맥주를 사거나 팔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월드컵 기간동안 독일 맥주가 퇴출될 상황에 처하자 맥주의 생산과 소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자존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독일인들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맥주 축제 '옥토버 페스트' 를 매년 열고 있는 바이에른주(州)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이 지역 유지들이 주지사를 향해 "독일을 찾는 관광객들이 우리의 독특한 문화 상품을 맛볼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압박하고 나선 데 이어 맥주업계도 "FIFA의 스폰서 계약이 오랜 전통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그러나 공식스폰서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FIFA의 방침은 요지부동이어서 앞으로 독일인들과 FIFA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