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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6·27일 "마이크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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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6·27일 "마이크로의 세계"

입력
200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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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눈은 불완전하다. 몸길이가 0.1㎜에 불과한 진드기나 먼지 속에 곰팡이 또는 달걀에 난 숨구멍은 볼 수 없다. 그러나 우주의 절반은 그렇게 아주 작은 것들의 세계다.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방영되는 EBS 기획 다큐멘터리 '마이크로의 세계'(밤 11시) 는 시청자에게 무한한 생명체가 살아 숨쉬는 공간인 '미시의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고 제안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면 신세계가 열린다'는 것이다.

'한 알의 모래 속에 우주가 들어있다'는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로 시작되는 1부 '또 하나의 세상'은 너무 작아 눈으로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던 생물과 물질을 영상에 생생하게 담아낸다.

서울 양재천에는 사는 왕관말, 염주말 같은 수억 마리의 플랑크톤을 보여주는가 하면, 행주 속 살모넬라 균이나 사람 두피에 숨어있는 모낭충도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카메라에 담아냈다.

한 방울의 비 때문에 거미줄이 순식간에 파괴되고 사마귀와 잠자리가 몸을 뒤트는 장면은 물론 겹눈을 가진 벌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모습도 잡아냈다.

그런가 하면 2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는 순식간에 지나가버려 놓칠 수 밖에 없었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돼 느낄 수 없었던 현상들을 보여준다. 방망이에 맞는 순간 고무공처럼 휘어지는 야구공, 발사되는 총알을 디지털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포착했다. 권투선수가 스파링 도중 상대선수의 펀치에 맞았을 때 몸이 느끼는 충격, 물풍선이 터지며 물이 쏟아지는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또 영화 '매트릭스'에서 사용된 특수효과와 동일한 방법으로 50여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순간 정지된 아이의 모습도 촬영했다.

이렇게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 '마이크로의 세계' 제작진은 1년 6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작업답게 어려움도 많았다. 미생물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무실에서 직접 각종 박테리아와 플랑크톤을 배양해야 했고, 3초 분량의 내용을 완성하기 위해 8시간 동안 현미경 촬영하기도 했다.

작은 곤충들의 솜털까지도 포착할 수 있는 50만 배율의 전자 현미경과 1초에 120,000 프레임까지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초고속 카메라도 동원됐다. 장비 대여료나 인건비를 제외하고 들어간 제작 비용만 2억원에 달한다.

제작을 맡은 EBS 한상호 PD는 "우리 주변에 작은 우주가 무수히 존재한 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며 "국내에서는 이런 작업이 전무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무모하게 도전했고,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영상기술과 기법은 다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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