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적으로 만났다.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골잡이 김도훈(성남)과 안정환(요코하마)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길목에서 한일 양국 프로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다.
통산 K리그 6회 우승에 빛나는 성남과 지난해 J리그 통합 챔피언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21일 오후 7시 성남종합운동장에서 AFC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을 벌인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성남은 요코하마(2승1패)를 제칠 경우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부진에 빠진 김도훈과 안정환의 올 시즌 세 번째 맞대결. 성남의 간판 스트라이커이자 지난해 K리그 득점왕(28골) 김도훈은 올시즌 개막 이후 치른 3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해 요코하마전을 부진 탈출의 기회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최근 컨디션이 회복세인 김도훈은 브라질 특급용병 아데마와 투톱으로 나서는 데다 이성남 신태용 등 특급 도우미들이 버티고 있어 올시즌 마수걸이 골을 노리고 있다.
안정환은 8강 탈락의 위기에 몰린 팀의 운명을 구할 해결사로 나선다. 지난달 13일 J리그 우라와 레즈와의 개막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린 뒤 이후 5경기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안정환으로서는 고국팬들 앞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더욱이 17일 감바 오사카전에서 팀 동료 구보에 밀려 벤치로 밀려난 바 있어 어느 때보다 골에 목말라 있다.
요코하마는 2월 A3챔피언십에서 성남에 0―3으로 패한 뒤 지난 7일 AFC챔피언스리그 예선 1차전에서도 1―2로 역전패, 유독 성남에 약한 징크스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둘 중 안정환의 어깨가 더 무겁다. 첫 번째 대결에서는 김도훈이 1골1도움으로, 두 번째 대결에서는 안정환이 1골을 기록하며 각각 판정승을 거둔 바 있어 이번 대결에서 진정한 승자를 가리게 되는 셈이다.
요코마의 오카다 감독은 1차전에서 한 골을 터트린 데다 한국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안정환을 선발로 출장시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남의 주장 신태용과 최근 부상을 털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상철(요코하마)의 노장대결도 흥미거리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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