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시, 대선前 기름값 인하 조종 의혹"/우드워드 WP부국장, 사우디왕자와 밀약說 제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시, 대선前 기름값 인하 조종 의혹"/우드워드 WP부국장, 사우디왕자와 밀약說 제기

입력
2004.04.21 00:00
0 0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기름값 음모론'이 불거졌다.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편집 부국장은 18일 CBS 방송의 '60분'에 출연, 자신의 최근 저서 '공격계획'에 대해 말하던 중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워싱턴 주재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인 반다르 빈 술탄 왕자와의 유가 밀약설을 제기했다.

우드워드는 이날 "부시 가문의 오랜 친구인 반다르 왕자가 '여름 동안이나 대선이 가까워지면 하루에 수 백만 배럴씩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그러면 유가는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고 부시 정부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부시 정부가 유가를 대선 운동에 활용하려 한다는 뜻을 물씬 풍기는 주장이다. 치솟는 기름값이 대선 직전에 떨어지면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부시 정부의 계산을 꿰뚫은 것이다.

백악관은 처음엔 직접적인 대응을 피했다. 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오전 브리핑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최근 유가가 배럴 당 22∼28 달러에 머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며 "가격은 시장의 힘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우드워드의 지적대로 석유 공급과 유가가 미국 선거와 관련되고 백악관의 비밀 거래와 관계 있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공격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케리 의원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연설하면서 "현재의 유가는 액손 가격이 아니라 핼리버튼 가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핼리버튼은 딕 체니 부통령이 이끌었던 석유 서비스 회사로,이라크 재건 수주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댄 바틀렛 백악관 공보실장은 "어떤 비밀 협상도 없다"며 "최근 사우디와의 협의는 대선과는 아무 관련도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사우디 관리들도 백악관을 거들었다. 알 주베이르 외교정책보좌관은 당초 "30년 동안 사우디의 정책은 혼란이나 공급 부족을 피하기 위해 시장에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파문이 커지자 그는 "사우디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유가를 조절한다는 주장은 근거없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성명을 내 진화에 나섰다.

우드워드는 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라크 전쟁 계획을 주저했으며 전쟁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그 누구보다도 국민을 무덤으로 몰아넣은 이라크 정권이 끝나는 것을 보기를 원했다"며 "이라크 전쟁 계획도 매우 잘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