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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상태호전돼 위기는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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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상태호전돼 위기는 넘겨

입력
200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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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 경색으로 사경을 헤매던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4)가 일단 큰 고비는 넘긴 것 같다. 그를 치료중인 부에노스아이레스 병원 의료진은 20일 "전날 축구경기 관전 도중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은 마라도나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맥박과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번 일로 마라도나는 또 한 번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의 축구인생이 온통 영욕으로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아르헨티나 프로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우며 '축구신동'으로 떠오른 그는 166㎝의 작은 키에도 불구, 폭발적인 드리블과 뛰어난 발재간으로 세계 축구팬들을 사로 잡았다. 1979년 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에서 조국의 우승을 이끌었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신의 손' 사건과 '환상적인 드리블 묘기'로 축구신동은 전세계인의 우상으로 부상했다. 그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절묘한 핸들링으로 첫 골을 뽑았고, 다시 10분 뒤 수비수 5명을 잇따라 제치는 드리블로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공허감을 이기지 못하고 마약(코카인)에 손을 댄 것이 오늘날 폐인으로 전락한 계기가 됐다. 그는 한때 "마약에 취해 축구공을 찼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이탈리아 프로 리그 선수 시절부터 약물에 중독돼 있었다. 1991년 나폴리 팀에서 뛸 때 코카인 소지혐의로 체포됐고,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도핑테스트에 걸려 15개월 출장정지 명령을 받았다. 그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 공기총을 쏘는 등 기행도 일삼았다. 1997년 은퇴한 뒤 우루과이와 쿠바를 오가며 약물중독 치료를 받아오던 그는 2000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펠레와 함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로 뽑혔다. 그러나 끝내 약물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한 그는 스타로서의 모든 영광을 뒤로한 채 죽음과 싸워야하는 굴욕의 삶을 보내는 신세가 됐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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