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라크의 안정과 재건을 파병 목적으로 밝힌 만큼, 한국군이 이라크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Al Jazeera)의 메인 앵커 자말 라얀(51), 리포터인 아담 아불 하산(48), 프로듀서 타리크 템라리(36)씨가 1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세 사람은 반기문 외교부장관, 조영길 국방부장관 인터뷰 등의 일정을 마친 뒤 22일 돌아간다.
아랍어로 반도(半島)를 뜻하는 알 자지라 방송은 1996년 11월 카타르에서 설립 이후, 성역 없는 보도로 아랍권 대표 언론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고, 79∼85년 KBS 아랍어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 자말 라얀씨는 간담회에 앞서 우리말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는 등 친근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파병에 대한 견해 등 민감한 질문에는 "우리의 모토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라는 원칙만 되풀이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군 파병에 대해 이라크 현지의 반응은.
"국민들은 대체로 미국군의 점령에 대해 반대하지만, 정책 결정자들은 찬성한다. 국민들도 종파 등에 따라 사담 후세인을 반대하기도, 지지하기도 하고, 외국군 주둔을 원하기도, 반대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다양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뿐, 견해를 밝히지 않는다."
―납치한 외국인의 석방 여부에 파병국이냐, 아니냐가 영향을 미치는가.
"정치인이 아니어서 말할 입장이 아니다. 다만 뉴스를 그대로 전하자면 민간인으로 밝혀진 일본인, 중국인 인질 등이 풀려난 데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겠나."
―시체 훼손 등 잔인한 장면을 여과없이 내보내 비판도 받고 있는데.
"되풀이 해 말하지만 우리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할 뿐이다. 다소 혐오감을 주더라도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
―보도 태도가 미국에 적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 않다. 그런 시각을 그대로 전달할 뿐이다. 반대로 미국 등 서방측 시각도 그대로 보도했다. 한쪽에 치우친다면 그런 내용이 나갈 수 있겠는가."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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