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멕시코주 사막 한가운데에서 총을 맞은 남자(발 킬머)가 발견됐다.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 못하는 남자는 유일하게 촌구석에서 미국 대통령이 암살될 것이라는 사실만 안다. 언제, 어디서, 누가 암살을 벌일 지 모르는 상황에서 남자는 기억을 더듬어 대통령의 암살을 막기 위해 애를 쓴다.'블라인드 호라이즌(Blind Horizon)'은 '메멘토'처럼 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의 과거와 대통령의 암살을 엮어서 만든 복잡한 퍼즐 같은 스릴러물이다. 주인공의 몽롱한 기억처럼 의도적으로 뿌옇게 만든 화면이 특이하다. 마돈나의 뮤직비디오 연출로 데뷔한 마이클 하우스만 감독은 수수께끼 풀듯, 주인공의 과거를 더듬어 올라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의 궁금증을 끊임없이 유발한다. 그러나 '메멘토'에 비해 이야기의 얼개가 엉성하고, 인물과의 관계 설정이 부자연스러워 긴장감을 유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기에 막판 반전도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아마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초반에 주인공의 정체를 눈치챌 수도 있다. '히트'(1995년) 이후 눈에 띌만한 작품 선택을 하지 못했던 발 킬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작품 고르는 안목에 문제가 있음을 또다시 드러냈다. 15세. 23일 개봉.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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