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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訪中/北·中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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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訪中/北·中 정상회담

입력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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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진행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겸 공산당 총서기의 정상회담은 그간 삐걱거렸던 북중관계를 정상궤도로 되돌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2002년 말 출범한 후진타오 체제 이후 얼굴을 처음 맞댄 양국 정상은 북한 핵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 못지않게 양빈(楊斌) 신의주 행정특구 장관 구속 등으로 빚어졌던 양측간 알력을 해소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는 후문이다.대북관계를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용어로 설명하는 중국으로서는 핵 문제 등 실타래처럼 얽힌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과의 신뢰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새로 등장한 후 국가주석과 유대를 증진시켜야만 대미협상의 지렛대를 얻게 된다.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통해 북핵 문제 등에 관한 중국의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중국으로부터 확고한 안전보장, 경제적 지원을 따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핵 문제

2월 베이징의 2차 6자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놓인 핵 문제와 관련, 북측은 핵 문제에서의 북중간 공조에, 중국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에 강조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고립경제에 따른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이 우선 돼야 하며 북중간 공조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북핵 문제 교착 후 남북간 경협이 진척을 보이지 않는 등 대외 경제에서 활로를 찾지 못함에 따라 적잖은 압박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3일 중국을 방문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중국 지도부에 북한 핵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중국에 보다 적극적인 중재와 해결 촉구 노력을 요청한 것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마지막 카드인 핵 문제를 '적절한'대가 없이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핵 문제의 해결과 경제난 해소를 연계시키는 '지구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강경 입장을 후 주석을 통해 전달 받은 뒤 핵 문제를 해결할 적극적인 의지를 밝히면서 중국에 자신들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국 지도부를 통해 신뢰성 높은 북핵 해결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 6자회담을 진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경제협력

북한으로서는 가장 다급한 회담 의제이다. 주민의 절반이 기아선상에 헤매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에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2001년 김 위원장 방중 직후 중국이 북한에 밀과 원유를 지원한 선례가 있다. 또한 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구 개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특구 건설에 중국측의 지원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내심 2차 6자회담 직전 중국이 북한에 유리공장 건설을 약속해 준 점을 감안, 6자회담에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할 경우 또 다른 선물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계회복 및 탈북자 문제

양측은 2002년 말 김 위원장이 홍콩의 사업가 양빈을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으로 전격 임명한 후 지속돼 왔던 껄끄러운 관계를 청산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항일 유격대 세대가 무대 전면에서 퇴장해 정서적인 공감대가 사라진 양국 지도부에게는 이 간극을 메워줄 지도자급 정례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형편이다.

양측은 또 일상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탈북자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들의 베이징 주재 외국공관 진입 등으로 인권 논란에 휩싸여 있는 중국은 북한측에 국경 단속을 요청했을 것이고 북한은 중국 내 탈북자의 송환에 중국측의 적극적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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