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유명 장편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1986년)가 일본에서 공개된 지 18년 만에 국내 상륙했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설립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창립 작품으로, 제4회 일본 아니메 대상 미술상, 제 5회 부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해외우수 작품상에 빛나는 걸작이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서 모티프를 따온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하늘에 떠 있는 보물섬을 찾는 내용이다.
기원 전부터 핵에너지를 다룰 만큼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민족이 만든 하늘의 성 라퓨타. 어느 날 과도한 기계문명의 발달로 민족 대부분이 죽음을 맞고 소수의 사람들만 지상으로 도망쳐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하늘에 떠 있는 라퓨타에 숨겨진 보물과 무서운 핵무기, 로봇 병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열쇠인 목걸이가 전해 내려온다. 이 목걸이를 지닌 소녀가 권력에 눈 먼 정부 기관과 돈을 탐낸 해적에게 쫓기면서 모험은 시작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아름다운 그림. '미래소년 코난'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동그란 얼굴의 캐릭터와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색감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이를 위해 미야자키 감독은 영국 웨일스 지방을 다녀온 뒤 배경 그림을 그렸다. 하늘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만큼 미야자키 감독 작품 가운데 공중에서 내려다 본 부감 장면을 가장 잘 살렸다. 이와 함께 기계문명과 권력을 지나치게 탐하는 인류를 꾸짖는 비판 정신과 자연을 아끼는 그의 마음씨가 아름다운 그림 곳곳에 스며있다. 전체. 30일 개봉.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미야자키 감독은 1941년 도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다음 63년 도에이 동화에 입사해 애니메이터의 길을 걸었다. 첫 작품은 국내 방영된 TV시리즈 '미래소년 코난'(78년). 이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등의 걸작을 만들었다. 2001년에 만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장면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으며 요즘은 올 11월 개봉을 목표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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