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인 중국방문에 나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어제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총서기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이 제4세대 중국지도부와 논의할 중요한 현안이 핵 문제와 경제난 해소가 될 것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가 우리의 최대 대외정책 현안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갑작스런 여행은 우리의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김 위원장은 경제문제와 핵 이슈를 놓고 선택의 곤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량과 에너지가 모자라는 등 북한경제가 개방과 개혁을 외면하고는 좋아질 전망이 없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핵 포기 압력이 거세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개혁 개방을 권유하고 6자 회담을 통해 핵 포기를 설득해 왔다.
이런 선택의 고민 속에 김 위원장이 동맹국이자 후견국인 중국을 찾아 지원과 충고를 요청하게 되지 않았나 보여진다. 특히 핵 문제를 놓고 김 위원장과 중국 지도자가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는 중대관심사다. 미국은 중국의 이니셔티브 아래 6자 회담을 열어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압력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체니 부통령의 중국방문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한 남북협력 활성화가 목표인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북·중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중국지도부가 김 위원장에게 개혁 개방의 자신감을 불어넣는 대신 핵 포기를 설득해 주길 기대한다.
총선 이후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은 적극성을 띨 환경을 만났다.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했고, 야당의 새 지도부도 대북정책에서의 초당적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남북협력의 지속성과 안전성에 대한 걸림돌은 역시 핵 문제다. 우리는 김 위원장의 이번 여행이 건설적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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