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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내수시장 "아직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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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내수시장 "아직 겨울"

입력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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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장. 현대차의 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 발표회장은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자동차 특소세를 연말까지 20% 인하하겠다는 발표가 전해진 것.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에 맞춰 특소세까지 인하된 만큼 내수 판매도 회복될 것"이라며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특소세 인하가 단행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 지금 자동차 업계는 특소세 인하 효과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19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3월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수입차 포함)는 모두 9만5,373대로 지난해 3월의 12만8,349대에 비해 25.7%나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도 1∼10일 현대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대우상용차 등 6개 완성차 업체의 차량 판매는 1만9,934대에 그쳐 3월 동기대비 0.6% 느는 데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지난달 24일 자동차 특소세가 인하됐다는 점, 현대차의 모닝과 투싼, GM대우 라세티 해치백 등 최근 신차 출시가 잇따랐다는 점, 4월에는 통상 판매가 증가하는 계절적 특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달에 비해 판매가 감소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소세 인하, 신차 출시, 계절적 특수 등의 3대 호재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계가 극심한 내수 판매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재고다. 자동차 업계는 생산량 축소와 마케팅 강화 등 2가지 무기로 '재고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전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재고 대수는 모두 10만6,000여대에 이른다. 이는 적정 재고대수인 7만대를 크게 웃도는 수치. 현대 아반떼와 쏘나타가 각각 7,000대, 그랜저XG가 6,000대의 재고를 갖고 있고 르노삼성 SM5가 5,000대, 기아 옵티마, 쌍용 코란도가 각각 4,000대씩, 또 GM대우 매그너스가 2,000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가 지난해말 주간과 야간 2교대 생산체제에서 1교대로 전환했고 GM대우차도 부평 2공장의 조업 일수를 지난달부터 2일이나 줄였다. 현대·기아차도 최근 잔업과 특근을 최대한 축소, 실질 임금은 감소한 상태다. 부품업체들도 공장가동률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생산량 감축과 함께 차종에 따라 10만∼100만원에 이르는 각종 보상 행사 등을 실시하는 등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 같은 업체들의 파격적인 마케팅은 자동차 구입을 앞둔 고객들에겐 더 없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내수회복의 봄은 아직 멀었다고 걱정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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